오세훈 "광화문광장 공사 유지"…시민단체는 강력 반발
입력: 2021.04.28 05:00 / 수정: 2021.04.28 07:22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자 시민단체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자 시민단체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후보 시절 '공사 중지' 입장서 선회…"문제 제대로 파악 못 해"

[더팩트|이진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유지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민사회의 반응은 여전히 차가워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행 중인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보완·발전 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오 시장은 "검토와 토론 끝에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다만 현재 안을 보완·발전시켜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사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이유는 "과거에 결정된 행정적 결단을 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 원상복구를 한다면 최소 400억 원의 매몰비용과 더불어 장기간 광장 사용의 어려움 등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더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완 계획은 △월대 복원 △기존 시설물 발전 △주변 시설 연계 강화 등에 중점을 둔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보완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보완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고 박원순 전 시장 때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시민단체들은 후보 시절 공사 중지 입장을 밝혔던 오 시장이 유지로 돌아서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 하는 모습이다.

김은희 도시연대 정책연구센터장은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그대로 추진한다고 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시민단체가 주장한 어떤 의견도 반영된 것이 없고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센터장은 "오 시장이 후보 시절에 공개 질의를 보낸 적이 있는데 그때 답변에선 공사 중지 입장이었다"며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는데 오 시장 계획대로라면 공사 기간이 더 길어져 불편이 가중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오 시장의 입장문을 보면 크게 3가지를 고민한 것 같지만 이 중에 어떤 것도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없었다"며 "그동안 광장 재구조화를 반대했던 시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요구는 현재 진행 중인 바닥공사를 마무리하고 추진 절차 등을 재검토하는 것이다. 동시에 무리한 사업 추진에 책임을 묻고 광장 구조화와 관련된 후속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은 월대 복원과 기존 시설물 발전을 놓고는 "월대 복원은 박 전 시장 시절에 '시민 역사 광장'이란 타이틀로 나왔던 이야기"라며 "당시에 시민단체가 역사광장 조성에 반대해 시민광장과 역사광장으로 이원화해서 공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월대를 복원하겠다는 것은 그때 논의를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분수 형태 조형물까지 언급했는데 누구도 광화문광장에 분수를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과거 오 시장이 광화문광장을 만들며 플라워카펫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시행정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28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오 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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