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한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법원에 출석하며 위안부 손배소 각하 결정을 두고 "외교적 현실에 눈을 뜬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
21일 명예훼손 재판 출석하며 발언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위안부 손배소 각하 결정에 대해 "외교적 현실에 눈을 뜬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 전 교수는 21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의 심리로 열리는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하며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 각하 결정을 두고 "우리 정부가 그동안 좀 이상한 짓을 했는데, 정부가 무언가 외교적 현실에 눈을 뜬 것 같다"고 했다. 법원이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을 두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두번째 판결에서 지난 1월 첫 승소 판결이 나온 것과 달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날 류 전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은 "생존해 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이름을 특정한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피해 내용을 특정해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류 전 교수 측은 변경된 내용을 검토해 추가 증인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류 전 교수 측은 위안부의 성노예화가 없었다는 취지가 기재된 '반일종족주의' 공동 저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과 황희원 미디어워치 대표 등을 증인으로 이미 신청한 상태다.
이에 재판부는 "신청한 증인들이 피고인 주장에 필요한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류 전 교수 측은 "발언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 볼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공소장 변경과 증인신청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학생 50여명이 듣는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고 말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것처럼 증언하도록 할머니들을 교육했다"며 "정대협 임원들이 통합진보당 간부들이며 북한과 연계돼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라고 발언한 것도 논란이 됐다.
정대협의 후신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그해 9월 류 전 교수를 고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서울서부지검은 지난해 10월 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12일 오전 11시 40분에 열린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