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 첫 인사…파격 대신 순리 따랐다
입력: 2021.04.18 00:00 / 수정: 2021.04.18 00:51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을 하는 가운데 과거 오 시장 임기 때 수행비서였던 정상훈 거점성장추진단장(맨 오른쪽)이 보좌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을 하는 가운데 과거 오 시장 임기 때 수행비서였던 정상훈 거점성장추진단장(맨 오른쪽)이 보좌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외부 영입 대신 내부 인사 중용…'안정'에 방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시장단과 비서실장 등 핵심보직 인사를 내정하면서 남은 임기 1년여 간 서울시를 이끌 수뇌부의 윤곽이 드러났다.

첫 비서실장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달리 '늘공'(직업공무원)을 앉히고, 부시장도 외부 인사 영입 없이 내부 인사로 채우면서 기존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행정1부시장에 조인동 기획조정실장을, 행정2부시장에 류훈 도시재생실장을, 정무부시장에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각각 내정했다. 또 비서실장으로는 정상훈 거점성장추진단장을 선택했다.

정 단장은 서울시 언론담당관, 안전총괄과장, 조직담당관을,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 2008~2009년 수행비서관을 지내 오 시장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간부로 꼽힌다. 오 시장이 보궐선거 당선 뒤 처음으로 시청에 출근한 8일 오전, 가장 먼저 맞이한 것도 정 단장이었다.

고 박 전 시장 시절 10년과 비교된다. 고 박 전 시장의 첫 비서실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권오중 현 총리실 민정실장이었다. 재임 시절 비서실장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또는 시민단체 출신 등 외부 인사를 기용했다. 이 기간 비서실장 중 내부 인사는 2015년 임명된 서정협 전 부시장 뿐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동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동률 기자

행정1·2부시장도 외부 인사 대신 기존 공무원을 선택했다. 당초 행정1·2부시장으로 옛 서울시 간부 등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나왔으나 내부 승진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상 행정1부시장은 이전 기조실장이 맡았는데 이번에도 전례를 따랐다. 앞서 강태웅 전 부시장, 서정협 부시장도 모두 기조실장을 거쳐 임명됐다.

조 실장은 시에서 정책기획관, 서울혁신기획관, 서대문구 부구청장, 일자리노동정책관, 경제진흥본부장, 경제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사다.

행정2부시장도 전례대로 2부 산하 실장이 이어받게 됐다. 류 실장은 시에서 주택공급과장, 도시계획국장, 주거사업기획관, 시설국장, 주택건축국장, 주택건축본부장 등을 지낸 도시계획 전문가다. 앞서 현 김학진 부시장은 안전총괄실장에서 부시장으로, 진희선 전 부시장은 도시재생실장(옛 도시재생본부장)에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이들 외에 나머지 1급 간부들도 오 시장이 당선되면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자리를 지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 시장이 급격한 변화 대신 조직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고 박 전 시장이 2011년 당선된 뒤에는 당시 1급 간부들이 대거 퇴임, 주요 보직들이 새 얼굴로 교체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본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 본청 공무원을 골랐다. 또 부시장 인사도 순리대로 이뤄졌다"며 "시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고 공무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무부시장 인선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서울시 공동경영'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김도식 실장은 안 대표를 2012년 대선 출마 당시부터 보좌한 핵심 측근이며 안 대표의 깊은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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