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추고 신중하게…오세훈이 달라졌다
입력: 2021.04.09 05:00 / 수정: 2021.04.09 05:00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동률 기자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동률 기자

시의회·직원들에 "도와달라"…정책 질문도 "업무파악이 먼저"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시의회 의장에게는 "도와달라"고 연신 머리를 숙였다.

가장 먼저 살펴볼 정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업무파악을 한 뒤 말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근 첫 날, 이렇게 스스로 몸을 낮추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임기 첫 날인 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시청으로 향했다. 시청에 도착한 뒤에는 새 수장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린 많은 직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미흡했던 점은 보완하고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분의 노력으로 바꿔 나가게 될 것"이라며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인수인계를 위해 집무실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에 대해 묻자 "(아직 말하기) 이르다"며 "현황파악, 업무파악한 뒤 말하겠다"고 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8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8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인호 서울시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지원을 요청하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시장은 (시의회 다수당과) 당적이 다르고, 제가 속한 정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떤 일도 원활하게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말 큰 도움과 지도편달 부탁드린다.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도와달라. 정말 잘 모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이날 오후 성동구청 예방접종센터를 시찰하면서 김 의장과 만남에 대해 언급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일을 못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의장단 방문 후 마음이 놓인다"며 "자주 뵙고, 자주 찾아 뵙고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 3급 이상 간부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께서 들어오셔서 제 입장에서 보면 전임 시장 일을 쉽게 뒤집고 없애고 내치고 했던 그런 기억이 있다"며 "사실 그 때 마음이 아팠다. 속으로는 피눈물이 나는 그런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를 타산지석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거나 없었던 일로 만드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겠다"며 "절대로 그렇게 쉽게 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바꿀) 필요성이 있다면 충분히 각 실국본부장, 책임자와 논의하고 방향을 바꿀 때 부작용 있을 지 충분히 검토한 후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서 방향을 전환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해 사무 인계·인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해 사무 인계·인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직원들과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전하는 10여년 전 오 시장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하루를 보낸 셈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이 후보로 나서자 당시를 기억하는 몇몇 간부들은 "다소 권위적인 모습이 있었다", "철저히 성과위주로 밀어붙이면서 조직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등 우려도 나타냈다. 또 과거 오 시장과 극한 대립을 벌였던 서울시의원들은 "'불통 시장'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도 이런 우려를 알고 있다.

그는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직원들을 힘들게 했던 기억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과장됐고, 저를 겪지 못한 젊은 직원들이 '(오 시장이) 들어오면 어렵게 만들거다'(라고 생각한다는) 우려 아닌 우려를 전해들었다"며 "지금은 '코로나 전쟁'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기강을 회복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그런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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