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와 감사"…'9개월 서울시장' 마무리 앞둔 서정협
입력: 2021.04.06 05:00 / 수정: 2021.04.06 05:00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왼쪽)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서 문화공원 조성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왼쪽)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서 문화공원 조성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마지막 공식일정 소화…"다사다난한 9개월, 중압감 컸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안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9개월 간의 서울시장 권한대행 역할 마무리를 앞둔 서정협 권한대행의 소회다.

5일 오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시찰 현장에서 만난 서 권한대행은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현장 방문에 앞서 문화공원 조성계획 현황 브리핑을 위해 기자들을 직접 맞이하는 그의 표정은 최근 중요 사안 브리핑 때 보였던 진중함보다는 한결 밝고 가벼웠다.

현재 계획 상 이날 송현동 부지 방문은 권한대행으로서 마지막 공식일정이다.

그는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주요한) 일 중 두가지가 매듭이 되지 않았던 것이 (있었다)"라며 "송현동 (문제도) 날짜를 잡았다가 LH 사태가 벌어지면서 잘 안되서 찝찝했는데 (해결됐고), 국립의료원도 오늘 아침에 사인해서 굉장히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앞서 시와 대한항공, LH는 지난달 31일 국민권익위원회 주재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를 체결했다. 2019년 2월 한진그룹의 매각 발표 이후 2년 여간 진통을 겪던 사안이 3자 합의로 최종 방향을 잡은 셈이다.

서 권한대행은 "용산 공원도 110년 간 시민들이 담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 드디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땅도 그렇다"며 "시민들에게 이 땅을 다시 돌려드릴 수 있다는 건 큰 의미"라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오른쪽)이 3월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하남선 강일역을 찾아 개통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동률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오른쪽)이 3월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하남선 강일역을 찾아 개통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동률

또 이날 오전 그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관련 내용을 구체화하는 합의각서(MOA)를 화상으로 체결했다. 이 사안도 서초구 원지동 부지 활용계획이 무산되는 등 오랜 기간 난항을 겪었는데, 중구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로 신축‧이전하는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서 권한대행은 지난해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권한대행을 맡아 약 9개월 간 시정을 이끌었다.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사상 초유였고, 9개월이라는 기간도 '임시 수장'이 이끌기에는 상당히 길었다는 평가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9월 건강 상 문제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중압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불면증도 겪고 그랬는데"라며 그 부담감을 설명했다.

그가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내부의 평가는 시정 이해도가 높은 꼼꼼한 살림꾼에 가까웠다. 실제로 그는 권한대행 기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꼽기도 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뒤)이 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옥상에서 새로 개편된 광화문광장 도로의 교통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뒤)이 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옥상에서 새로 개편된 광화문광장 도로의 교통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그런데 실제 시정 운영에서는 굵직굵직한 사안을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뚝심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 당시 도심 집회금지 조치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송현동 부지 공원화 등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도 많았고, 시 차원의 각종 코로나19 지원 등 결단이 필요한 정책도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임시 수장의 월권이라는 비판도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시민의 삶이 존재하는 한 시정은 어떤 순간에도 계속돼야 하고, 어떤 공백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고 설명한다. 또 단기간이 아닌 상당히 긴 기간을 이끌어야 했던 점도 그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서 권한대행은 마지막 공개일정을 마친 뒤 "다사다난한 9개월이었는데 이젠 많이 편해졌다"며 "사흘 간은 또 긴장해야겠지만 잘 인수인계하겠다. 안도와 감사하는 마음이다"고 웃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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