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부검의 "부검한 학대 피해자 중 손상 최악"
입력: 2021.03.18 00:00 / 수정: 2021.03.18 00:00
입양 딸인 정인 양을 수개월 동안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4차 공판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양부모 엄벌과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선화 기자
입양 딸인 정인 양을 수개월 동안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4차 공판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양부모 엄벌과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선화 기자

증인 출석해 "가정 사고로는 췌장 절단되지 않아"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 양의 사망 당시 신체 손상이 심각했으며 학대 징후로 보이는 상처가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7일 정인 양의 입양부모인 장모씨와 안모씨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는 정인 양을 부검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A씨가 나왔다.

정인 양 시신 상태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A씨는 "제가 봤던 아동학대 피해자 중 가장 심한 손상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정인 양 학대는 오랜 기간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그는 "머리 쪽과 갈비뼈에서는 과거에 발생했다가 치료되고 있는 골절도 발견됐다"며 "췌장에서도 사망일 최소 며칠전에 발생했다가 치유 중인 것으로 보이는 상처의 흔적이 있었다"고 했다.

정인 양은 사망 당시 췌장이 절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양모 장 씨 측은 학대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A씨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는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복부 손상이 생기기는 어렵다"며 "정인이처럼 장간막까지 찢어질 정도의 손상은 폭행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변호인은 심폐소생술(CPR) 과정에서 복부 손상이 발생했을 수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소아에게는 갈비뼈 골절이 잘 생기지 않는다"며 "CPR로는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힘이 복부에 가해지기 힘들다. 다만 CPR을 안 해본 사람이 잘못된 방법으로 할 경우 복부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인 양의 사인을 감정한 법의학자도 증인으로 나와 "췌장은 사망 당일 외에도 최소 두 차례 더 손상을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1월 장 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 양은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다가 같은해 10월 13일 양천구 소재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병원 관계자는 정인 양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부검 의뢰를 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을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라는 최종소견을 냈다. 정인 양은 복강 내 출혈과 광범위한 후복막강 출혈, 전신에 피하 출혈이 발견되는 등 장기가 손상된 상태였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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