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한 목사, 재정 유용 의혹…교회 갈등 '증폭'
'탐사이다'는 '탐사+사이다'의 합성어로, 탐사보도를 통한 정확한 뉴스와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추구합니다. 우리 사회 이면의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발빠르게 취재해 '팩트'만을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ㅣ탐사보도팀] 지난해 8월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뉴스에 오르내리며 사회적 비판을 받은 인천의 한 교회가 이번에는 교회 재정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이 교회의 A목사는 신도들에게 새 예배당을 건립한다며 노골적으로 헌금을 강요하고 현금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또 기도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5조 원과 10만 평'을 주실 거라는 허황된 비전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평소 성도들에게 십일조와 건축헌금을 낼 것을 강조하며 강요하기도 합니다. 교회 밴드를 통해서도 헌금을 해야 한다고 민망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해댑니다. 교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출교 신도 A: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청년이 우리 교회에 10만 불을 건축헌금으로 써달라고 보낸 게 있어요. 목사님이 그거 현금으로 주면 안 되냐고....]
[기자: 현금으로요?]
[출교 신도 B: "가방으로 나눠서 돈을 들고 갖다 줄 수 없냐" 이렇게....]
신도들은 헌금이 목사 자녀들의 아파트 매입 비용에 쓰였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A목사는 교회 영문 홈페이지에 게재된 세 개의 해외용 계좌를 이용했고 세계 각 처에서 보내는 헌금의 입출금 내역은 교인들이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 담당 집사와 대만집회에 참석한 집사들은 대만 집회 당시 돈 밖에 모르는 A목사의 행태에 실망해 교회를 떠났습니다.
[기자: 중국에 A목사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출교 신도 C: 많죠, 몇 백 명이죠. 때로는 중국 돈으로 6만 원이 올 때도 있고 그러면은 그것이 현찰이거든요. 우리 돈으로 한 1000만 원 되겠죠. 그렇게 한 두세 번 오고, 봉투 두꺼운 거로 현찰을 담아서 줬어요. 당연히 헌금이라고 생각해서 그분들이 드렸죠. 개인이 쓰는거라면 그렇게 안 드렸겠죠. 교회에서 그런 성도들이 있으면 하는 말씀이 있어요. "하나님께 헌금했으면 됐지 왜 자꾸 그것을 따지는가? 한번 헌금한 것은 하나님께 한 거로 하고 끝을 맺어야지"]
딸의 결혼 축의금과 목사 생일 선물을 필히 현금으로 하라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출교 신도 A: 목사님이 그분의 카드를 그렇게 자주 썼어요. "카드 갖고 와라, 사모님이 삐졌으니까"]
[출교 신도 B: "카드로 달래야 한다"며 전도사님의 카드를 썼어요. 그런데 다른 성도들의 카드를 자꾸 갖다가 쓰는 거예요.]
[기자: 얼마를 사용하신 건지?]
[출교 신도 C: 선교하라고 어떤분이 카드를 줬는데 그 카드를 가지고 사치품을 샀어요. 그 액수하고 몇 월 며칟날에 어디서 쓴건지를 제가 알고 있어요.]
[출교 신도 D: 누가 오시는데 섬길 사람이 있으면 카드를 주거나 돈을 가지고 와라. 이런식으로 이제 광고를 하세요 예배시간에]
문제는 이렇게 건축헌금을 받아왔지만 지난 10년간 헌금 잔고가 얼마나 쌓였는지 아무도 모르고, A목사가 말한 '5조 원', '10만 평'은 기약조차 없다는 사실입니다.
[기자: (교회) 나간 지 얼마나 됐어요?]
[전 교회 건물 관계자: 한 달 됐나? 한 달 좀 넘었어요. 지금 다 싹 철거하고 문제가 많아서 내보냈죠.]
오히려 교회는 올해 1월 더 작은 건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커지자 A목사는 '저주론'을 들고 나와 교인들을 압박했습니다. '저주론'이 먹히지 않자, 이 목사는 뒤늦게 해명성 발언을 했습니다. 교인들의 압박에 결국 헌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시인한 것입니다.
[A목사: LA에서 저한테 1억이라는 돈이 부쳐져 왔어요. "목사님이 필요한 대로 쓰세요". 그러면 내가 OK. 근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1억을 주셨으니 그게 1억이 왔냐 1억 온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더 풍성하게 주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여러분께 고백하는데 갈 때마다 거기(해외)에서는 저에게 좀... 좀 주십니다. 이것이 헌금이냐 아니냐 "목사님 헌금이 아니라 목사님 선교에 보태고 마음껏 하십시오" 그러면 내가 써요. 애틀란타에서 몇만 불 왔고 샌프란시스코에 또 왔고 그걸 내가 받았어요. 주일 하다가 교회 지출하다가 남으면 조금씩 쓴 건 있어요. ]
취재진은 재정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27일 A목사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기자: 여보세요?]
[A목사: 네]
[기자: 목사님이시죠?]
[A목사: 네]
[기자: 안녕하세요. 더팩트의 탐사보도팀의...]
[A목사: 네 됐습니다.]
[기자: 여보세요?]
인터뷰를 원하지 않아 문자 메세지를 보냈으나 그 뒤에도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출교 신도 A: 5조 원에 대한 기도를 하자는 거는 잊을만하면 얘기하고 잊을 만하면 얘기하고 있거든요. "5조원과 10만 평을 달라고 기도합시다" 그래서 심지어는 옛날에 빌 게이츠가 계속 기도하면 "빌 게이츠가 5조 원을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이런 헛소리를 하고. 그 아파트 한 채를 진짜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요. 세계 선교센터를 짓겠다, 신학교를 짓겠다, 실버타운, 전용 비행기 왜냐하면 전 세계를 다니면서 선교를 해야 하니까. 그런 거를 하겠다는 거예요 5조원이 생기면.]
하지만 A목사는 교인들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얼마후 교회 정관 개정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출교 신도 B: 매달 헌금을 계산해보면 4,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정도가 거쳐가는 거예요. 그리고 쓰이는 돈은 저희가 추산해보면 한 2,000만 원에서... 단체에서 재정 사용 내역을 공개 안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사용 내역을 밝혀라" 그랬는데 이제 그것을 제기를 하니까 성도들을 출교를 시킨 상태에요. 계좌 잔액은 절대로 안 보여줘요. 성도들의 헌금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느냐. 자기 것이 아니라 진짜 이 교회를 위해서 써야 하는 이거에 대한 그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재정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은 최근 민·형사상 법적 검토에 들어갔고 A목사와의 불화와 불만으로 결국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렇듯 A목사는 하나님의 꿈이 아닌 자신의 욕심과 꿈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 기자, 윤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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