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신설한 '보호전담TF'의 1년을 돌아보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효균 기자 |
작년 서울 지하철역서 176건
[더팩트|이진하 기자] 지난해 서울 지하철역 직원의 감정노동 피해사례가 176건으로 집계됐다. 주로 취객의 폭언과 폭행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2일 보호전담TF 신설 1년을 맞아 이런 내용이 담긴 '2020년 감정노동 피해 현황과 관련 지원 내용'을 발표했다.
공사에 따르면 피해사례 중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 것은 취객의 폭언·폭행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4월에는 열차 운행이 종료된 뒤 한 승객이 "지하철 운행이 왜 벌써 끊겼냐"며 소리를 질렀고 직원은 "코로나 방역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폭행을 가했다. 이 직원은 서울교통공사 TF의 도움을 받아 승객을 폭행죄 등으로 고소했고,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상태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부정승차로 적발돼 부과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한 승객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직원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직원은 TF의 도움으로 이 승객을 고소했고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마스크 미착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사례도 많았다. 또 개인 유튜브 중계를 위해 상습적으로 역사 내에서 시위를 진행해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직원이 제지하자 오히려 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퍼부은 경우도 있었다.
감정노동 피해 예방을 위한 역사 내 홍보 스티커 부착 사진이다. /서울시 제공 |
공사는 지난해 2월 신설한 TF를 통해 감정노동 피해 발생 시 우선 피해 직원을 업무에서 곧바로 분리시켜 심신의 안정을 우선 취할 수 있도록 휴식을 부여했다. 이후 고소 진행 시 3일간의 심리안정 휴가를 부여하고 진단서 발급비용, 치료비 등 금전적 지원도 병행했다.
지난해 TF 활동을 거쳐 심리상담을 받은 직원은 69명이며 치료비 지원이 27건(지원금액 247만 원), 감정노동 전임 직원이 경찰서 동행·전화 상담 등으로 피해 직원을 지원한 사례는 총 338건이었다.
최영도 서울교통공사 보건환경처장은 "서울 지하철은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거대한 공간인 만큼 고객과 접점이 많아 감정노동의 빈도와 강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시민 고객들께서도 고객과 마주하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