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만 차지하던 악기, '장인 손길' 거쳐 이웃에
입력: 2021.02.02 16:08 / 수정: 2021.02.02 16:08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악기나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악기 26종 1113점을 기증받아 올 1월까지 취약계층 학생 및 아동·어르신 이용 복지시설 등 89개소에 895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악기 수혜자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악기나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악기 26종 1113점을 기증받아 올 1월까지 취약계층 학생 및 아동·어르신 이용 복지시설 등 89개소에 895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악기 수혜자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 악기나눔 사업…1113점 기증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 베짱이처럼 기타만 연주하던 남편의 모습이 내내 못마땅했는데,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남겨진 기타들이 남편의 모습 같아 소중하게 느껴져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지하철에서 '서울시 악기 나눔' 홍보물을 보고 남편의 기타가 의미 있게 쓰였으면 해서 기증하게 됐어요. (70대 여성, 2020년 악기기증자)

#. 예전엔 일주일에 1번만 연습실에 있는 악기로 연습했는데 서울시 악기나눔을 통해 태어나 처음으로 내 첼로를 갖게 됐어요. 내 악기로 연습에 매진해 도쿄올림픽 기념으로 구성된 150명의 다국적 어린이 오케스트라에 한국 어린이 대표 4명 중 1명으로 선발됐어요.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2019년 악기 수혜자)

기증받은 악기를 장인의 수리를 거쳐 필요한 시민에게 나눠주는 서울시 '악기 기증·나눔' 참가자들의 사연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악기 26종 1113점을 기증받아 올 1월까지 취약계층 학생 및 아동·어르신 이용 복지시설 등 89개소에 895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기증에는 일반 시민 뿐만 아니라 기업, 음악인도 참여했다. 유명 기타 제작사인 '크래프터 코리아'는 클래식·일렉·통기타 등 647점을 기증했고, 유명 기타 브랜드 '덱스터'도 기타 50점을 기증했다.

기증 받은 악기는 낙원악기상가 장인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하고 조율했다. 이 악기는 수요조사를 통해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전달했다.

고가의 악기를 구입할 수 없어 수업시간에만 악기를 대여해 연주하던 '꿈의 오케스트라', '세종 우리동네 서대문구 오케스트라' 학생 27명에게 바이올린, 첼로, 통기타 27점을 전달했다. 나머지 26종 868점도 어린이, 학생, 어르신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 89곳에 나눴다.

남은 악기 207점은 14일까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홈페이지에서 3차 수혜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캠페인에 함께 해 준 악기 기증자, 수리 장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시민 누구나 악기를 배우고 즐기는 서울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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