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10년 전 그를 경험한 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오 전 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열린 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시정 대격변, 의회와 갈등 걱정" vs "경험이 강점, 적응기 짧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10년 전 그를 경험한 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속에서 현 시정 방향과 180도 바뀌는 혼란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재선 서울시장'이라는 경험은 확실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시의 한 직원은 "오 전 시장이 '결자해지'를 위해 출마하는 건 이해가 된다"며 "다만 당선돼서 예전에 했던 일들을 다시 하겠다고 하면 대단한 변화가 있겠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시정방향이 완전히 180도 바뀌고, 엄청난 대변혁과 사업 상 격변이 있을 것 같다"며 "특히 다른 후보들은 당선이 돼도 서울시장 경험이 없어서 (적응기가 필요하겠지만) 오 전 시장은 경험도 있기 때문에 바로 양 극단으로 갈 수도 있겠다 싶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이 시장 직을 던진 계기가 된 무상급식은 현재 시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됐고, 그가 '한강 르네상스'를 내세우며 한강변 대규모 개발을 추진했던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르게 현재는 곳곳에서 한강 생태성 복구 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는 대신 도시재생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오 전 시장은 최근 개발 활성화 정책을 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청 전경. /남용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 서울시의회와 협력이 될 지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한 간부는 "재선 뒤 당시 민주당이 시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오 전 시장과 시의회의 관계가 특히 무상급식을 두고 굉장히 불편했었다"며 "한편으로는 그걸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금 시의회에 남아있기도 하고, 의회와 함께 풀어가야 할 일도 많은데, 의회 협조 측면에서 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반면 오 전 시장의 재선 시장 경험은 혼란한 시국에서 큰 장점이라는 분위기다. 다른 후보들보다 당선 이후 적응기가 훨씬 짧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간부는 "다음 시장 임기가 1년 뿐인데 그 기간을 생각하면 시정에 대한 이해도나 정책 이해도 면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안정을 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시정에 낯선 분이 오면 시정파악 하는 데 시간을 다 쓰게 되고, 코로나19로 중요한 시기에 시간만 흐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 전 시장을 포함해 서울시장 선거 자체가 혼란스런 감염병 시국에 지나친 정치공학적으로 흐르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다른 간부는 "각 정당과 후보들이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당에서도 누가 잘 할 거나갸 아니고 누굴 내세우면 이길거냐에 올인하는 것 같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 방역과 민생문제 이런게 엄청 심각한 상황인데 누가 되든 정치에만 몰입하다보면 종합적인 차원에서는 시민 삶이나 시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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