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후원금 유용 의혹' 윤미향·검찰 양보없는 법정 기싸움
입력: 2021.01.12 00:00 / 수정: 2021.01.12 00:00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새롬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새롬 기자

2차 공판준비기일…수사기록 열람·등사 두고 공방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윤 의원 측은 검찰이 자신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으로 재직하지 않은 기간에 수령한 보조금까지 공소사실에 포함시켰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대표로 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산하에 박물관이 있기 때문에 무관하지 않다고 맞섰다. 수사기록 열람·등사도 요청했지만, 검찰이 거부해 수차례 고성이 오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 등을 받는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 이사 김 모 씨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만큼 윤 의원과 김 씨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의원 측은 첫 번째 준비기일에 이어 이날 법정에서도 검찰의 공소장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관장으로 재직하지 않은 기간에 일어난 일까지 공소사실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고 본다.

윤 의원 측은 이 부분의 공소장이 '두루뭉술'하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대표자 지위에 있는 기간에 어떠한 행위의 책임은 당연하지만, 공소장에는 직위 기간이 제외됐고 내용이 두루뭉술하다. 제외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 행위가 명시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윤 의원이 사실상 박물관 업무까지 총괄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사는 "실질적으로 박물관은 별개의 법인이 아닌 정대협 산하에 있다. 피고인 윤미향은 정대협 대표로서 명목상의 역할을 했고, 사업에 관여했다는게 공소사실의 기본"이라고 했다.

특히 여성가족부에서 받은 보조금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14~2020년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등에 인건비 보조금 명목으로 6500여만원을 부정 수령했다고 본다. 즉, 인건비가 필요없는데도 거짓으로 신청했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 측은 해당 직원들이 실제 일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인건비로 수령해서 다른 용도로 썼다면, 인건비 명목으로 일을 시킬 의사 없이 인건비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일은 했지만) 인건비를 다른 곳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해당 직원들이 결국 일을 했느냐 안 했느냐 여부는 공소사실 특정과는 무관하다"며 "인건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신청해서 전액 정대협 계좌나 윤미향 계좌로 들어가서 이것을 사용했고, 수년에 걸쳐서 이뤄졌기 때문에 부정 수령이라는 게 공소사실 취지다. (직원들이) 일을 했든 안 했든 무관하다는 게 검찰의 일관적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남윤호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남윤호 기자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안성힐링센터 고가 매입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윤 의원은 안성쉼터를 주변시세보다 비싼 7억5천만원에 매입해 정대협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 측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은 쉼터의 구체적인 금액 역시 특정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변호인은 "최소한 (쉼터가) 얼마고, 얼마의 손실을 입었는지 특정돼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당시 쉼터의 금액을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비슷한 종류의 부동산이 여러 개 있다면 특정이 쉽겠지만, 외딴곳의 부동산이 거래가 없는 경우, 정확한 특정이 어렵다"며 "추가로 검증한다든지 손해액이 특정된다면 확정하도록 하겠다. 확정 금액을 알 수 있다면 공소장을 변경하든지 하겠다"고 했다.

변호인은 검찰에서 압수수색해간 자료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검찰 내부의 의견이 포함돼 공개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공개 가능한 자료는 검찰이 제공하고, 공개가 어려운 자료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중재했다.

지난해 9월 검찰은 윤 의원을 업무상 횡령·배임, 보조금관리법 위반, 사기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윤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기금 명목 등으로 개인계좌를 이용해 모금했고, 이 중 일부를 개인 용도로 썼다고 의심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에서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고 본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의연 회계부정과 윤 의원 개인재산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공범 김 씨는 보조금관리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가담이 인정되지 않은 정의연 전·현직 이사 등 22명 관계자는 혐의없음 처분을, 회계담당자 등 실무자 2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월 24일 열린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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