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김봉현 폭로 한 달째…'검사 술접대' 윤곽 잡히나
입력: 2020.11.18 05:00 / 수정: 2020.11.18 07:03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검찰이 관련 인물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검찰이 관련 인물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영무 기자

'룸살롱 동석' 인물 압수수색·소환 조사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점점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술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술접대 자리에 동석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김봉현 전 회장과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회장 측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은 '술접대 의혹'이 사실이라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세 사람의 기억이 일치한 모양새다.

이 전 부사장은 검사 술접대 사실을 알리면 불이익을 우려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진술 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질조사에서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은 매일 재판에 출석해 검사의 얼굴을 보고 구형도 받아야 한다"며 "검사들 앞에서 검사의 비위를 진술하는 것은 모순이고, 엄청난 정신적 압박감을 받으면서 진술한다"고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지난 15일에는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와 현직 검사 2명을 불러 조사했다. 폭로가 나온 지 딱 한 달 만이었다. 검찰은 접대일로 지목된 날짜의 행적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지목한 현직 검사 1명의 주거지와 사무실은 지난 6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이로써 이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을 모두 특정하고 압수수색까지 마치는 등 수사가 무르익는 모양새다.

술접대 날짜까지 지난해 7월18일로 좁혀지면서 접대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해온 이 변호사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봉현 전 회장이 주목을 받게 된 시점은 지난달 8일이다. 광주 MBC 사장 출신인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천만원을 줬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렀다.

일주일 뒤에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난해 7월 이 모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1천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접대 검사 중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고, 전관인 이 변호사가 '강기정 전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도록 해주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중 야당 정치인 로비 사실을 진술했지만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당시 수사팀에 직격탄도 날렸다.

김 전 회장의 옥중폭로는 국정감사를 앞둔 정치권과 법조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3일간 감찰 결과 '검찰이 김 전 회장이 주장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술접대 의혹 수사에서 손을 떼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에 이른다. 뒤이어 22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 총장은 추 장관에 지휘권 발동에 반발하며 장관과 총장의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검찰이 관련 인물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검찰이 관련 인물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일단 수사팀은 술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이 변호사와 현직검사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 결과를 검토해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술접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김봉현 전 회장의 폭로에 힘이 실리게 된다. 일각에서는 라임 사태의 당사자인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 해왔지만 더이상 무시할 근거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럴 경우 수사가 라임 수사과정과 야당 정치인 로비 전반으로 전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보고받은 윤석열 총장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여지도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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