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친부 "부실수사한 경찰 감찰해야"
입력: 2020.11.09 16:09 / 수정: 2020.11.09 16:09
고유정의 두 번째 남편이자 의붓아들의 친부가 자신의 아들 살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경찰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고씨의 전 남편 A씨의 법률대리인인 부지석 변호사가 진정서 제출 전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고유정의 두 번째 남편이자 의붓아들의 친부가 자신의 아들 살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경찰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고씨의 전 남편 A씨의 법률대리인인 부지석 변호사가 진정서 제출 전 취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일한 수사로 고유정 무죄 받아"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대법원에서 일부 혐의 무죄 판단을 받은 고유정(37)의 의붓아들 친부가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을 감찰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고유정의 숨진 의붓아들의 친부 홍모 씨 측은 9일 경찰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의 부실 수사에 대한 감찰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사 당시 상당경찰서 형사과장과 팀장, 팀원 등이 대상이다.

홍 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부지석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씨 의붓아들 사건 무죄 판결은 경찰의 안일한 수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군 사망은 목격자도 없는 밀실에서 일어났지만, 경찰은 변사처리규칙 조차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부 변호사는 "(경찰은) 홍 군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고유정이 현장을 정리하고, 혈흔이 묻어있는 증거를 은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줬다"며 "변사사건의 현장 보존을 하지 못하는 등 부실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고유정의 전 남편 강모 씨 살해 혐의는 유죄로 보고 무기징역의 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홍군 살해 혐의는 1·2심 판단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고 씨가 홍 군을 압박해 살해했다고 단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홍 씨가 전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홍 군은 지난해 3월 2일 충북 청주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홍 군의 사인은 '압착성 질식사'였다. 상당경찰서는 처음엔 친부 홍 씨를 의심했다. 홍 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지만 이후 과실치사로 바꿨다. 홍 씨의 잠버릇에 아이가 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강 씨 사망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은 고 씨가 홍 군을 살해했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다.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홍 씨는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부 변호사는 (경찰은) 홍 군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고유정이 현장을 정리하고, 혈흔이 묻어있는 증거를 은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줬다며 변사사건의 현장 보존을 하지 못하는 등 부실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부 변호사는 "(경찰은) 홍 군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고유정이 현장을 정리하고, 혈흔이 묻어있는 증거를 은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줬다"며 "변사사건의 현장 보존을 하지 못하는 등 부실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부 변호사는 직접 증거가 없는 경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해야 하는데, 당시 경찰은 고 씨의 거짓 진술을 믿고 홍 씨의 잠버릇을 거론했다고 했다. 실제 홍 씨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았지만,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는 "결국 피진정인(경찰)들은 홍 씨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다가 치부를 덮기 위해 결과적으로 고 씨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부실 수사 기록들이 재판에서 고 씨의 무죄에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씨 사망 사건을 수사한 제주 동부경찰서는 자체 진상조사로 부실 수사 관련 징계가 이뤄졌지만, 홍 군 사건을 수사한 상당경찰서는 진상조사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 변호사는 "경찰이 사망 당시 현장 보존을 했더라면 고 씨가 이불과 요 등 증거인멸을 하지 못 했을 것이고, 당시 조사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나아가 고 씨 전 남편 강 씨 또한 무참히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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