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서울 지하철 승객은 크게 줄었지만 전동차 내 공기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27일 퇴근시간대 오후 서울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가득차 있다. /이효균 기자 |
혼잡시간대 열차 내 초미세먼지 작년보다 11.8%↑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올 하반기 서울 지하철 승객은 30% 가까이 줄었지만 전동차 내 공기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올 하반기 지하철 차량 실내공기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9호선과 우이신설선의 전동차 내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비혼잡시간대 33.6㎍/㎥, 혼잡시간대 35㎍/㎥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33.4㎍/㎥, 31.3㎍/㎥와 비교하면 각각 0.6%, 11.8%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날짜를 정해 각 호선별 전동차의 중간에 위치한 칸 선반 위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측정방법은 대기중 부유하는 물질에 의해 빛이 산란하는 양을 바탕으로 각 물질의 양을 파악하는 광산란법을 이용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하철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는데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 조사가 진행된 올 10월 1~8호선 일일 평균 이용객수는 527만62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3만4265명과 비교해 28% 감소했다.
올해 조사 결과를 호선별로 살펴보면 1호선과 4호선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호선은 비혼잡시간대 44.5㎍/㎥, 혼잡시간대 57.4㎍/㎥였고, 4호선은 각각 63.6㎍/㎥, 64.4㎍/㎥를 기록했다.
올 4월 강화된 관련 법령은 대중교통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50㎍/㎥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한다. 1호선과 4호선은 이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올 하반기 서울 지하철 승객은 30% 가까이 줄었지만 전동차 내 공기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0년 서울 지하철 1~8호선 월별 일일 평균 이용객수 비교. /서울교통공사 제공 |
다른 노선 가운데는 3호선(비혼잡시간대 35.5㎍/㎥, 혼잡시간대 40.6㎍/㎥), 7호선(37.4㎍/㎥, 38.4㎍/㎥), 8호선(35.6㎍/㎥, 37.6㎍/㎥)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노선들의 전동차 내부는 늘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인 셈이다. 현행 초미세먼지 등급 기준에 따르면 35㎍/㎥를 초과하면 '나쁨' 수준으로 분류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측정치가 지난해보다 높은 원인 중 하나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측정 당시 바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것을 꼽았다.
또 1호선의 경우 지상으로 운행하는 역이 많아 만큼 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에 외기 영향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4호선은 대부분 지하로 운행함에도 권고 기준을 초과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공사 관계자는 "해당 조사 결과를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며 "결과를 받아본 뒤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지하철 역 및 전동차 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역사 환기설비 시스템을 개량하고 공기질 관리가 수월하도록 역사 리모델링을 실시한다. 역사 출입구에 방풍문과 에어커튼을 설치하고, 환기설비 및 환기덕트 청소를 강화한다. 전동차에도 에어커튼을 설치한다.
승강장에도 공기질 개선장치를 설치하고, 발생원 제거를 위해 터널 미세먼지 제거차량을 구매하고 전동차 정차 제어기술을 개선하는 등 계획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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