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재판 채널A 증인 전원 불출석…잇따라 헛바퀴
입력: 2020.11.04 15:48 / 수정: 2020.11.04 15:48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4일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사진) 전 채널A 기자와 현직 채널A 기자 A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김세정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4일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사진) 전 채널A 기자와 현직 채널A 기자 A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김세정 기자

제보자 X "강제 구인해도 증언 못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재판에 소환된 증인들이 불출석하며 재판이 연일 헛바퀴를 돌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4일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현직 채널A 기자 A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전 채널A 법조팀장 배모 기자와 전 사회팀장 홍모 기자가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소환장 송달이 안돼 두 사람이 불출석하며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들은 이 전 기자가 이 사건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취재할 당시 내부 보고라인에 있던 인물이다. 이 전 기자는 옥중에 있는 이 전 대표에게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언급하며 협박성 편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제보자 X' 지모 씨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 지 씨는 지난달 6일과 19일, 30일 공판에도 폐문부재(문이 닫힌 채 부재 중)로 불출석했다. 지난달 30일 공판부터 법원은 지 씨에 대해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이날도 지 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 씨는 이 전 기자와 유착한 검사로 지목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법원의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같은 입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지난 2일에도 지 씨는 "언론을 통해 구인장 발급이나 '강제 구인'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이 사건 주요 당사자이며 혐의자인 한 검사장의 검찰 조사나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증인신문에 응한다는 것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당사자인 제가 진실 왜곡에 스스로 나서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강제구인 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증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보자 X 지모 씨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유착한 검사로 지목된 한동훈(사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법원의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정한 기자
'제보자 X' 지모 씨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유착한 검사로 지목된 한동훈(사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법원의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정한 기자

이 전 기자 등의 재판은 제보자 지 씨를 비롯해 채널A 관계자들이 불출석하며 사실상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판에는 지 씨와 함께 채널A 진상조사위원 강모 씨의 증인신문도 예정돼 있었으나 두 사람 모두 불출석하며 재판은 10여분만에 끝났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적으로 불출석 의사를 계속 밝히고 있고, 채널A 관계자들 역시 다 나오지 않아 절차가 공전되고 있다"며 "저희도 증인 채택에 동의해 신문을 준비하기는 했지만, 꼭 필요한 증인만 선별해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등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됐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재판부는 "지금 재판은 타이트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절차가) 지연된 건 없다. 20일까지 재판 기일을 잡아 놨으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은 신청한 증인들이 소환되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불출석한 배 기자와 홍 기자의 증인신문 일정을 19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로 각각 잡았다. 지 씨와 채널A 진상조사위원 강 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16일로 다시 잡았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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