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죽어라' 악플 손놓은 에브리타임…"대책 내놔야"
입력: 2020.11.02 18:30 / 수정: 2020.11.02 18:30
청년참여연대 등 25개 청년·인권단체는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플에 시달리다 10월 초 사망한 대학생의 사건에 대해 에브리타임과 대학 측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청년참여연대 제공
청년참여연대 등 25개 청년·인권단체는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플에 시달리다 10월 초 사망한 대학생의 사건에 대해 에브리타임과 대학 측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청년참여연대 제공

청년단체 "혐오 발언에 아무런 제재 없어"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 대학생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악성댓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놓고 청년 시민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년참여연대 등 25개 청년·인권단체는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브리타임과 대학 측에 악성댓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학교별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은 국내 최대 대학 커뮤니티로 전국 약 400개 대학의 454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여대 학생 A씨는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판에서 사이버불링(온라인상 괴롭힘)과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우울증을 앓던 A씨는 종종 에브리타임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익명의 학생들은 '죽을거면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 '말로만 죽는다 어쩐다 하더니 결국 안 죽고 살아있는 거 봐' 등의 악성 댓글을 남겼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철저히 익명으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의 자유게시판에는 차별적 혐오 게시글이 난무하는데, 혐오 글들은 주로 여성과 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무분별한 혐오 발언에 아무런 제재가 없는 에브리타임의 게시판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은 지워지고 삭제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에브리타임이 신고 누적을 토대로 하는 '자동삭제 시스템'을 만들어놨지만, 사실관계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자들이 이 시스템을 악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의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신고하는 등 사이버불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들 이런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지만 에브리타임 측은 자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니브페미의 노서영 씨는 "지난 4월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번방' 사건의 2차 가해 및 여성 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윤리 규정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며 "에브리타임은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치했고, 차별과 낙인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학교별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은 국내 최대 대학 커뮤니티로 전국 약 400개 대학의 454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에브리타임 홈페이지 갈무리
학교별로 운영되는 에브리타임은 국내 최대 대학 커뮤니티로 전국 약 400개 대학의 454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에브리타임 홈페이지 갈무리

A씨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고은 씨도 "반복되는 소수자 차별과 혐오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익명 공간이 무너지는 것을 방조한 에브리타임 본사에 큰 책임이 있다"며 "익명 공간에서 발생하는 혐오가 실질적 폭력으로 이어져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에브리타임은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씨의 유가족이 보낸 호소문이 대독됐다. 유가족은 "아이를 잃고 삶의 의욕을 잃었다"며 "더 이상 에브라타임 악플로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일이 없도록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A씨의 유가족은 악성 댓글을 단 이용자들을 경찰에 모욕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sejungki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