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예산도 없이 출발한 따릉이…이제는 '시민의 발'
입력: 2020.10.26 05:00 / 수정: 2020.10.26 05:00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도입 5년을 맞았다. 지난 4월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 시민이 따릉이를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도입 5년을 맞았다. 지난 4월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 시민이 따릉이를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공공자전거 도입 5년…회원수 255만·이용건수 5천만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초기 예산도 못 받아서 외부자금 찬조를 받아서 시작했다. 이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해주니 뿌듯하다."

5년 전 서울시 보행자전거과장으로 공공자전거 '따릉이' 도입을 주도한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의 회상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따릉이는 2015년 10월15일 약 2000대 규모로 여의도와 상암, 신촌 등지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최근 만 5년을 맞았다.

이 정책관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임한 뒤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 교통체계를 모색해 보자는 방향 아래 추진했다"며 "자전거를 그때도 레저용으로는 많이 썼지만 운동, 레저용 만이 아니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육성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필요성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도입 이후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올해 누적 이용 건수 5000만 건을 돌파했다.

연간 이용 건수는 2016년 161만 건, 2017년 503만 건, 2018년 1006만 건, 지난해 1907만 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1481만 건을 돌파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월별 이용건수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졌던 8월을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했다.

연간 신규 회원도 2016년 18만 명에서 2018년 59만 명으로, 올 1~9월까지는 92만 명으로 늘어 탈퇴 회원을 뺀 회원수는 255만 명에 이른다.

운영 댓수도 사업 초기 2000대에서 계속 증가해 올해 말엔 3만8000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어 내년에는 4만8000대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에서 예약부터 결제까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장점 덕분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애매한 거리를 이동할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5년 전 서울시 보행자전거과에서 공공자전거 따릉이 도입을 주도한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이원목 정책관 제공
5년 전 서울시 보행자전거과에서 공공자전거 '따릉이' 도입을 주도한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이원목 정책관 제공

그러나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시 재정부서, 서울시의회에서 예산을 배정받기도 힘들 정도로 성공 가능성이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오세훈 전 시장 때도 공공자전거 사업이 있었다. 여의도, 상암 등에서 시범사업을 벌였지만 고비용 구조, 시민들의 인식 및 자전거도로 인프라 부족 등 이유로 확산이 되지 않고 중단됐다. 그러다보니 시장이 추진하는데도 서울시 재정파트나 시의회에서는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재원지원도 제대로 안 된 이유다.

이 정책관은 "결국 (일부를) 일반 예산이 아니라 외부자금 찬조를 받아서 시작을 했다"며 "자전거 살 돈을 확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부를 받기 위해 다녔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따릉이를 준비하면서 기존 정책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그 원인을 분석, 개선하는 데 공을 들였다. 또 프랑스 '밸리브', 영국 '바클레이 바이크', 뉴욕 '시티바이크', 창원시 '누비자' 등 다른 공공자전거 사례에 대해 공부했다.

이런 과정에서 확정된 아이디어가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비용은 낮추고 이용자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정책관은 "기존 시스템은 자전거를 빌려주고 요금도 받는 스테이션을 구성하다 보니 자전거 한대 당 설치단가가 400만 원 가량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따릉이는 스마트폰 기반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자전거도 범용 자전거를 활용해 대당 단가를 70만 원 정도로 확 낮췄다"고 설명했다.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도입 5년을 맞았다. 기존 따릉이(왼쪽)와 크기·무게를 줄인 소형 따릉이. /서울시 제공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도입 5년을 맞았다. 기존 따릉이(왼쪽)와 크기·무게를 줄인 소형 따릉이.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 만큼 사업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운영 대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올 7월에는 기존 따릉이보다 바퀴 크기와 무게를 줄인 소형 따릉이 2000대를 도입했다. 청소년과 노인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전기 따릉이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충전 인프라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성 등을 테스트하는 단계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헬맷을 통한 감염 우려 때문에 실제 도입 시기는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용률이 굉장히 높아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은 편이라 판단한다"며 "공급을 어느 선까지 늘릴지 예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 5만 대 내외로 운영하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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