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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검사 부모 "가슴에 맺힘 풀어져"[더팩트ㅣ박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상관의 상습 폭언·폭행으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김 검사의 마지막 근무지인 서울남부지검을 찾았다. 지난 9월 30일 김 검사가 근무하던 남부지검 검사실을 찾은 지 9일 만의 재방문이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10시 45분께 김 검사의 부모를 모시고 남부지검 검찰청사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남부지검 앞마당에서 김 검사 부모를 맞이한 추 장관은 추모목(주목)과 추모석 앞에서의 묵념 후 청사 안으로 들어가 1층 로비 벽에 설치된 추모패 앞에서의 헌화했다.
추모패에는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에 이어 '고(故)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2020. 10. 8. 법무 검찰 가족 일동'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후 김 검사가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진 추 장관은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 김 검사가 하늘 나라에서 '부모님과 법무 검찰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려는 내 뜻을 이해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김 검사의 어머니를 안고 위로했다.
이어 추 장관은 김 검사 부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 등과 함께 30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김 검사의 부모는 "추모 나무를 심어준다는 것이나, 추모패의 글 모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이렇게 추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추모패 글이 우리 마음과 똑같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가슴에 맺혀 있던 부분이 풀어져서 앞으로는 자주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한국 문화에서는 자식이 부모 두고 먼저 가는 것은 나쁜 일이라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좋은 가치로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거듭 감사했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중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검사 유족 측은 지난달 14일 김 부장검사의 수사를 촉구하고자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는 부의심의위에서 이를 의결했다. 수사·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검찰수사심의위는 오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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