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 대응에 아동 사망…김창룡 "엄중 조처 약속"
  • 송주원 기자
  • 입력: 2020.10.08 15:44 / 수정: 2020.10.08 15:44
김창룡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창룡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청 국정감사…"국민, 경찰에 기대만큼 걱정 많다"[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신변 보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12세 아동이 의붓아버지에게 살해 당한 채 발견되는 등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지적 받은 김창룡 경찰청장이 엄중하게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 뒤 경찰에 거는 국민적 기대만큼 걱정도 없지 않다"며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의붓아버지가 음란 영상을 아이에게 보낸다'는 피해 아동 친아버지의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경찰은 아동에 대한 신변 보호 요청을 두 차례 무시하고 사건을 배당하는데만 10일 이상이 소요됐다"며 "결국 의붓아버지는 피해 아동을 살해했다. 경찰이 사실상 (아동의 사망을) 방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의 일로, 의붓아버지의 성폭력 범행을 신고한 지 19일 만에 12세 아동이 의붓아버지에게 살해 당한 채 광주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된 사건이다.

이에 김 청장은 "경찰 책임자로서 고인과 가족 분들께 진심어린 사과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 현장에 있는 경찰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 자기 업무에 충실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김 의원은 성폭행을 당한 정황이 있는 피해자를 방치해 수개월 뒤 결국 가해자에게 살해 당한 사건도 언급했다.

지난 2018년 4월 고등학생 A양은 전남 영광의 한 병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양이 술에 취한 점 등에 비춰 단순 주취 사건으로 마무리했다. 4월 당시 성폭행 가해자들이 촬영한 영상을 매개로 협박 당하던 A양은 같은 해 9월 가해자들에게 살해 당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이 술에 취해 있다면 적어도 누가 술을 팔았는지, 어떻게 술을 마셨는지라도 조사했어야 한다"며 "결국 골든타임을 놓쳐 청소년이 사망한 것인데 (담당 경찰에 대한) 감찰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청장은 "미성년자 확인 여부와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전남청에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청장님이 직접 챙겨 달라. 지금 방침을 말씀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김 청장은 "경찰의 소극적 현장 조치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 당한다면 더 엄중하고 철저하게 조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답했다.

질의응답을 지켜 보던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민주당) 역시 "큰 (범죄) 사건은 다 골든타임을 놓친 것에서 나온다"며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경찰을 돌아 보고, 아픈 목소리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은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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