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기식(사진) 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덕인 기자 |
2심 재판부 "원심 형량 너무 무겁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치자금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항소심에선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됐다.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변성환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 전 원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김 전 원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소속 정당 국회의원들로만 구성된 단체에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한 사정 등을 볼 때, 부정한 용도로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이 인정된다"면서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사실을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변론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제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이 받은 후원금 중 5000만원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에 후원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검찰은 김 전 원장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이 심리가 필요하다며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 전 원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도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보다 높은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기부금 일부가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돼 죄질이 불량하다"며 김 전 원장에게 징역 6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20시간 역시 명령했다.
김 전 원장은 유죄 선고 직후 항소해 2심 재판 절차를 밟아왔다.
이날 벌금형으로 감형된 김 전 원장은 "제 기부가 '셀프 후원'이라는 원심 판단을 파기해서 다행"이라면서도 "벌금형이라도 유죄를 선고한 건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대법에 상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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