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준비기일…'靑 하명수사' 재판 하세월
입력: 2020.09.24 13:41 / 수정: 2020.09.24 13:41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에 대한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송철호 시장.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에 대한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송철호 시장. /뉴시스

내달 30일 또 공판준비기일 열기로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하명수사와 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여권 인사들의 재판이 거듭 지연됐다.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지 6개월째지만 정식 재판에 들어가지 못 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에 대한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송 시장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으나 수사기록 열람·등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판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검찰은 공범 및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열람·등사를 제한해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출석을 거부해 열람·등사가 어렵다고 주장했고, 피고인 측은 검찰이 '별건 수사'를 벌인다며 공방을 벌여왔다.

이날 준비기일에 앞서 변호인들은 열람·등사를 모두 완료했지만, 증거목록 분리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여 재판이 지연됐다.

한병도 의원 측 변호인은 "열람·등사를 허가받아 모든 기록을 검토해본 결과 일부 증거는 한병도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상황"이라며 "증거인부가 효율적 재판 진행에 상당히 저해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별로 어떤 혐의가 관련성 있는 것인지는 최소한 밝혀져야 한다"며 "공소사실과 무관하고, 피고인이 모르는 사실에 대한 증거인부 절차가 온당한지 의문이다. 재교부기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판부에서 석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송철호 시장 측 변호인도 "피고인들로 분리해서 주시면 증거인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원우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다른 피고인과 관련성이 없는 공소사실이 많다. 증거 신청하는 데 있어서 증거 관련성을 주장해야 하고, 재판부에서는 무관한 것인지 피고인들의 증거의견을 다 듣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사건 증거들은 입증을 위한 증거다. 무관하지 않다"며 "2018년 울산시정 선거에서 송철호의 당선 목표 아래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자료 유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범행이 이뤄졌다. 범행 배경, 경위, 공모관계 등을 입증하는 자료를 신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재판은 한정된 시간으로 진행한다.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건데 낭비가 있지 않겠냐, 분리가 안 됐을 때는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검찰 측에 분리를 요구했다.

검찰은 "공소사실 문구와 내용만 가지고 나눈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계적으로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검찰과 변호인 사이의 공방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상의해서 반영할 부분을 반영해 다시 수정해 내면 제출받고 증거인부를 받겠다"고 제안했다.

송 시장 등 13인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송 시장의 당선을 지원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여권 인사들이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해 사실상 '하명수사'를 지시했고,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 의심한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30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인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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