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종교활동을 쉬다가 입영 하루 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결심한 남성이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 남용희 기자 |
대법 "종교적 신념 확고하지 않으면 정당한 입영거부 아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오랫동안 종교활동을 쉬다가 입영 하루 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결심한 남성이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씨는 2018년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소집일 3일 후까지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A씨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9년 동안 종교활동을 쉬다가 입영일을 하루 앞두고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입영일이 지나서야 성서연구를 시작하면서 종교활동을 재개했다.
3차례 입영을 연기한 적이 있지만 한 번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삼지 않았다. 소년시절 폭력·절도 혐의로 입건됐고 무면허·음주운전으로 7번 형사처벌 받는 등 평소 성서에 충실하지 못 한 생활 태도를 보였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도 전쟁·총기저격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A씨는 병역 거부 직전인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않은 병역법을 헌법불합치 결정한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부모 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헌재 결정을 몰랐을 리 없고 이 또한 성서 교리에 맞지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증거에 따라 재판부는 "병역거부 당시 종교적 신념이 깊거나 확고하다거나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볼 수 없어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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