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경찰총장'에게 미공개 정보를 알려준 의혹을 받는 특수잉크 제조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의 전직 대표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남용희 기자 |
법원, 전 큐브스 대표 정모 씨 징역3년 선고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버닝썬 '경찰총장'에게 미공개 정보를 알려준 의혹을 받는 특수잉크 제조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의 전직 대표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25-3형사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46)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정 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정 씨는 버닝썬 사태 당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50) 총경에게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윤 총경에게 큐브스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미리 전달해 윤 총경이 부당 이득을 취하게 해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녹원씨엔아이가 중국 광학기기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와 주가부양 목적으로 허위 언론보도를 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정 씨는 재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지만, 이날 재판부는 정 씨가 16억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일부 유죄로 봤다.
특히 윤 총경에게 미공개 주식 정보를 알려줬다는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윤 총경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지난 4월 열린 1심 선고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정 씨에게 받은) 정보가 미공개 정보라고 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해당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총경은 2017년 3월 9일 장 마감 전까지 큐브스 주식을 매도했다가 다음 날 장 개시 전에 매수하려고 노력했다"며 "윤 총경의 의사결정 영향 요인은 유상증자 공시 등 피고인의 정보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실상 무자본 M&A 형식으로 코스닥 상장 법인을 인수 후 자금을 횡령하고 운영하면서 사기적 부정거래를 하거나 중요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했다"며 "횡령 액수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고 선의의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범죄"라면서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이 16억원인데 회복과 변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씨가 개인적인 금전 이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에 심각한 피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한 정황도 보인다"며 "이러한 점은 유리한 정황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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