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있다./국회 사진취재단

규정상 문제 없다지만 '민원전화'는 베일 속…검찰 수사 집중될 듯

[더팩트ㅣ박나영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규정상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 수사의 초점이 외압 여부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얻은 자료와 지난 9일 재소환한 군 관계자들의 진술을 분석해 서씨가 휴가를 연장한 절차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군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당초 검찰이 수사해야 할 부분은 서씨의 휴가 연장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승인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그러나 이날 국방부가 서씨의 휴가가 적법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카투사 휴가 규정'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켰다. 이에 검찰은 서씨 휴가 승인과정과 자대배치, 보직 등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에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 카투사 부대에서 복무한 서씨는 2017년 6월5~27일 무릎수술과 회복을 위해 2차례 병가와 1차례 휴가를 썼다. 6월5~14일 10일 동안 1차 병가, 6월15~23일 9일간 2차 병가를 쓴 다음,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4일의 휴가를 더 쓴 후 군에 복귀했다고 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군에 서씨의 휴가서류가 남아있지 않은 점, 서씨가 유선상으로 휴가 연장승인을 받고 이후에 근거서류를 제출한 점, 휴가 연장시 군 병원 요양심사를 받지 않은 점 등이 군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씨 측은 "카투사 규정에 맞춰 휴가를 썼다"며 "카투사 규정이 국군 규정에 우선한다"는 논리를 폈다.

국방부는 "국군 규정에 따라 군인의 부상 또는 질병에 의한 휴가를 지휘관이 30일 범위 내에서 허가할 수 있고, 소속부대장은 20일 범위 내 청원휴가 연장 허가를 할 수 있다"며 서씨의 휴가 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요양심사와 관련해서도 민간병원 입원의 경우엔 군 병원 요양심사를 거쳐야하지만 서씨처럼 입원이 아닌 경우의 청원휴가 연장은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 휴가 중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화 등으로도 휴가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자료사진/이새롬 기자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 지난 6월 참고인으로 불렀던 군 관계자들을 재소환하는 등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당시 미2사단 지역대에 근무했던 A 대위와 당시 지원대장 B 대위를 지난 9일 다시 불러 조사했다. A대위는 지난 6월 참고인 조사때 "자신을 추 의원의 보좌관이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휴가 연장 관련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군 복귀를 지시했다는 당직사병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시점과 통화내용, 당직사병의 통화기록 등을 파악해 휴가연장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자대배치와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과정에 청탁이 있었는지도 수사로 밝혀야할 부분이다. 국방부는 추 장관 부부가 서씨의 휴가 연장을 위해 민원전화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서씨 가족이 실제로 민원실에 직접 전화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제한된다"라고만 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입수한 국방부 인사복지실의 '법무부 장관 아들 병가 조치 면담기록' 문건에는 "병가가 종료되었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좀 더 연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씨 부모님이) 문의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에는 "본인(서씨)으로서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과 상의하였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에 지원반장이 직접 병가 연장 사항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을 실시하였고, 미안할 필요 없으니 다음부터는 지원반장에게 직접 물어봐 주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적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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