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딸 추행에 살인까지…'반인륜적 부모' 합쳐 징역 60년
입력: 2020.09.06 09:00 / 수정: 2020.09.06 09:00
12세 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의붓 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남용희 기자
12세 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의붓 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남용희 기자

"피해자 고통 헤아릴 수 없어…죄질 극히 불량"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미성년 딸을 추행·살인하고 사체까지 유기한 의붓 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살인·사체유기·미성년자강제추행·아동학대·마약류관리법(향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당시 12세였던 의붓딸 C양을 학대·강제추행하고 배우자 B씨와 공모해 C양에게 마약 성분 수면제를 먹여 교살한 뒤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C양에게 음란한 SNS 메시지를 보냈고 강제추행까지 했다는 사실을 B씨에게 들켰다. B씨는 C양에게 책임을 미루는 A씨의 변명을 믿고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공소사실의 뼈대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의붓아버지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지만 어머니 B씨는 대부분 부인했다. 범행에 가담하기는 했지만 살인과 사체유기를 공모하지 않았고 범행용으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가 '내가 죽이고 감방가겠다' '나중에 또 그럴 수 있으니 내 눈 앞에서 없어져야겠다' 는 등 딸을 살해할 뜻을 밝혔다는 남편 A씨의 증언이 일관되고 신빙성있다고 봤다. 특히 범행 당일 A씨가 C양과 성행위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오늘 그냥 죽여'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사실로 인정했다.

B씨는 딸 C양에게 원인을 돌리는 A씨의 주장을 믿고 용서하면서 딸에게 분노해 살해하기로 의견 일치를 봐 살인·사체유기 방법을 계속 상의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신경정신과에서 졸피뎀 성분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도 살해 목적이었다고 결론냈다. B씨에게 별다른 우울증상이 없었고 A씨가 수면제를 이용해 범행하자고 제안한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의붓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것이 빌미가 돼 피고인들에게 영문도 모른 채 삶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피해자의 고통과 비참함은 헤아릴 수 없다"며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의붓 아버지 A씨를 향해서는 "12세 피해자를 추행한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 처분을 받았어야 했지만 배우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피해자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했다"며 "대부분의 범행 실행행위를 담당했고, 피해자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 또한 결국 피고인에 의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어머니 B씨에게도 "피해자의 친모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잔인한 행태로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직접적 실행행위에 관여한 정도는 높지 않지만, 관여의 형태가 지극히 반인륜적 성격을 띠고 A씨의 범행결의를 정신적으로 주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부는 자신의 차량에서 C양을 살해할 당시 2세 아들도 함께 태운 상태였던 드러났다. B씨는 살해 과정에서 A씨의 옷을 부여잡는 C양의 손을 뿌리친 사실도 확인됐다.

2심 재판부도 1심대로 부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으며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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