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용 헬기장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 술을 마신 모형비행기 동호회 회원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 남용희 기자

대법 "운항시간대 아니라도 점거행위 금지해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응급환자용 헬기장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 술을 마신 모형비행기 동호회 회원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동주거침입죄, 항공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등은 2016년 모 대학병원에서 응급환자를 옮길 때 쓰는 '닥터헬기' 헬기장 울타리를 넘어 착륙대가 설치된 지역에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헬기의 큰 프로펠러에 올라타고 꼬리 프로펠러를 강제로 돌리는 등 응급의료용 기물을 점거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 중 공동주거침입죄, 항공법 위반을 유죄 판단했지만 응급의료법 위반은 무죄로 보고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이 헬기를 밟고 프로펠러에 올라타는 등 기물을 점거하기는 했지만 당시는 운행시간이 아닌 밤이었다. 응급의료행위를 방해할 구체적 위험을 야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공동주거침입죄를 무죄 선고했다. 이 죄는 건조물에 들어가야 성립되는데 동호회원들이 헬기장에 들어간 행위를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봤다. 운항시간대는 아니었지만 의료용 기물을 점거하는 행위는 금지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양형은 1심과 같이 벌금 1000만원으로 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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