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밥 먹은 최성해, 조국과 싸우겠다고 하더라"
입력: 2020.08.27 15:02 / 수정: 2020.08.27 15:02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과 식사를 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임세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과 식사를 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임세준 기자

조카 법정 증언…"한국당 출마 계획도 세워"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접촉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윤 총장과 식사를 한 뒤 "문재인, 조국과 싸우고 있다"고 조카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최 전 총장의 조카 이모 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씨는 동양대에서 커피숍과 식당을 운영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말에서 9월초 무렵 최 전 총장에게 '윤 총장과 밥 먹었다. 윤 총장과 더불어 조국, 문재인과 싸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제게 '그러니 깝치지 말라', '너도 잘못하면 구속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은 동양대 표창장 의혹에 대해 정 교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온 인물이다. 총장 명의의 표창장이 발급되려면 총장의 결재와 직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 교수의 자녀 상장을 결재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신문 내용을 종합하면, 최 전 총장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윤 총장과 만나 식사 자리를 가졌다.

당시 동양대 표창장 의혹 관련 조사는 대부분 경북 영주의 동양대 캠퍼스에서 이뤄졌다. 이와 달리 최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씨는 "원래 (검찰과) 한 배를 탔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자기가 결정적으로 큰 일을 해야겠다는 분위기였다"며 추측성 증언을 했다.

이에 재판부는 "물타기 하지말고 직접 들은 얘기만 하라"고 주의를 줬다. 그럼에도 이 씨는 "최 전 총장에게 '밥 먹고 모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분명히 했다.

최 전 총장이 야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최 전 총장이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출마할 계획이라는 건 이 지역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최교일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으려 했다.

이날 이 씨는 동양대에서 정 교수의 딸 조민 씨를 본 적 있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동양대에서 아이들을 인솔하는 등 봉사활동을 했고, 인근 커피숍에서 원어민 교수와 차를 마시는 모습을 봤다고 기억했다. 실제로 봉사활동도 하지 않고 표창장을 발급 받았다는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다만 이 씨는 조씨가 인솔했다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는지, 중학생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확답을 하지 못해 재판부에게 "기억과 다른 내용을 말하면 위증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주의를 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날 재판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교수의 노트북이 사라졌다는 것이 인신구속의 주된 사유였는데, 증인신문을 통해 노트북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지난해 9월 6일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호텔에 투숙 중이던 정 교수는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자신의 노트북 가방을 가져와달라고 한 다음, 이 가방을 갖고 이동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가방 속 노트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정 교수가 노트북을 고의로 숨겼다고 판단해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며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 역시 같은 해 10월 영장을 발부했다.

정 교수는 애초에 가방 속에 노트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 정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씨 역시 정 교수가 호텔에서 사용한 전자기기가 노트북이었는지, 태블릿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정 교수 측은 "김 씨의 태블릿을 빌려 사용했다"는 주장을 폈다.

문제는 조 전 장관이 "언론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며 김 씨의 증인신문 내용 일부를 그대로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은 "공판정에서 법정 증언이 임의로 발췌, 인용돼서 일방적인 주장에 사용되는 행태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이 사건 증인신문 자료를 따로 만들어 피고인의 배우자에게 공유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며 "조 전 장관의 SNS 활동은 그동안의 왜곡된 언론보도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어"라고 맞섰다.

양측의 주장을 들은 재판부는 "증언 신빙성은 선고할 때 판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공판에서도 검찰은 "조 전 장관이 검사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들에 대한 감찰을 주장해, 이름이 공개된 검사들이 누리꾼들의 도 넘은 인신공격을 받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페이스북 반론은 자중해달라"고 말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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