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가 판단해달라"…'성전환 전역' 변희수 전 하사, 행정소송 제기
입력: 2020.08.11 13:03 / 수정: 2020.08.11 13:03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공동대책위원회 "트랜스젠더 군인, 복무 중단할 이유 없어"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성확정 수술)을 한 뒤 육군에서 강제 전역된 변희수(22) 전 하사가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낸 사실을 밝혔다.

공대위는 "복무 중 성별정정을 완료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제 군의 손을 떠나 사법부에 맡겨졌다"며 "소송 경과에 따라 군이 얼마나 억지로 법령을 끼워 맞춰 변 하사를 쫓아낸 것인지 명명백백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 전 하사의 소송을 맡은 공동변호인단은 소송 과정에서 △적법 절차에 따라 상관의 허가를 받아 성확정 수술 목적의 국외여행을 떠난 점 △이러한 허가가 육군참모총장에게까지 모두 보고된 점 △수술 이전에도 본인이 비수술 트랜스젠더라는 점을 부대에 보고했으나 계속 복무할 수 있었던 점 △변 하사가 어려서부터 군인의 꿈을 키워왔고 복무 중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온 점 등을 근거로 모두 소명할 계획이다.

공동변호인단의 김보라미 변호사는 "변 전 하사는 수술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개념으로 권유를 했다. 치료를 위한 수술이니 신체장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현행법상 현역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 복무를 중단해야 할 근거가 없다"며 "가족관계등록부 상의 성별이 여성이 된 변 하사에게 남성 성기 상실을 이유로 전역을 명한 처분의 부당성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단순히 변 하사의 계속 복무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의 군 복무에 관한 역사적인 판단으로 남게될 것"이라며 "사람의 사적인 정체성을 트집잡아 공적 지위를 빼앗는 행위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허용될 수 없는 부끄러운 과오"라고 지적했다.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회견문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률 기자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전역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회견문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변희수 전 하사도 참석했다. 변 전 하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 성 소수자들은 포함되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대통령이 말했던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기억한다. 이 사회 정의를 물으려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변 전 하사는 지난해 휴가를 내고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육군은 '계속 복무'를 희망한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 1월 22일 강제 전역 조치를 내렸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본부는 지난단 3일 기각했다. 당시 육군은 "전역 처분은 현행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전역처분의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사유를 밝혔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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