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검언유착' 보도 지시 허위" vs 권경애 "여전히 의심"
입력: 2020.08.06 16:45 / 수정: 2020.08.06 16:45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검언유착 보도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이와 관련한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검언유착' 보도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이와 관련한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권경애 변호사의 엇갈린 주장

[더팩트|이진하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MBC의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 전 관련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한 위원장과 통화 내용을 폭로하며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한 위원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보도가 나간 3월 31일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MBC 보도 이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권 변호사와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그는 사건 당일인 3월 31일 자신의 휴대폰 통화내역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 파일도 공개해 주장을 뒷받침했다.

마지막으로 한 위원장은 "MBC 보도 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조선, 중앙의 보도는 물론이고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이후의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4일 SNS를 통해 MBC의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 직전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갈 것"이란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권경애 변호사는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며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니 말이다"고 언급해 한상혁 위원장이 지목됐다.

한 위원장이 결백을 주장하는 발표문을 낸 날 오후 권경애 변호사도 입장문을 통해 "3월 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다"며 "그 날 저는 MBC 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전날 SNS에 올렸던 글의 오류를 일부 인정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당시 1시간 반 동안 이뤄졌다는 통화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권 변호사 주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고 권 변호사는 "촛불 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냐"라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장모나 부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니 쫓아내야 돼"라고 말했다는 것이 권 변호사의 주장이다.

권 변호사가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 그의 이름이 언급돼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지인과 이런 내용을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상혁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거쳐 지난 2019년 9월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 차례 연임이 확정되면서 지난 3일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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