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정입학, 불법 동물실험 등 의혹에 연루된 이병천 서울대학교 교수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편입학 관여한 교수 3명도 함께 기소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검찰이 입시비리와 연구비 부정 사용 등의 혐의를 받는 이병천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변필건 부장검사)는 6일 이 교수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사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 외에도 이 교수 자녀 대학 편입에 관여한 대학교수 3명과 미승인 동물실험, 불법 채혈 등에 관여한 이 교수 연구실 관련자 1명, 식용견 사육 농장 업주 1명 등 5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12년 고등학생이던 아들을 논문 공저자에 올리고 이를 아들의 강원대 수의과대학 편입학 과정에 활용했다. 검찰은 이 교수가 아들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도 시험 문제를 유출해 합격하게 했다고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 교수는 2013년 10월경 자신의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친인척 관계 이면서도 입학시험 문제를 내고 채점한 것으로 드러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받는다. 당시 서울대 규정에 따르면 교수 본인 및 배우자의 4촌 이내 친인척이 지원할 경우 전형 관련 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 연구비 약 1600만 원을 돌려받고, 실험견 공급대금을 과다 청구해 약 2억 원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이 교수는 은퇴한 검역 탐지견인 비글 복제견 '메이'를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반입해 실험하고, 무자격자인 식용견 농장 업주에게 채혈을 시키는 등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앞서 교육부는 이 교수 아들의 입시비리를 적발하고 강원대에 편입학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또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 청탁으로 특혜가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도 지난해 8~12월 자체 감사로 이 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검찰은 지난달 이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혐의로 실질적인 법익(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 침해 정도에 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고, 방어권 행사를 넘는 정도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립대 교수가 입시 과정에서 미성년 자녀를 논문에 허위로 공저자 등재 후 학연·지연을 통해 청탁하고, 입학시험 문제까지 유출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며 "향후에도 입시제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유사 범행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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