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역대급 장마' 번번이 빗나간 기상청 예보
  • 윤용민 기자
  • 입력: 2020.08.05 10:31 / 수정: 2020.08.05 14:28
지난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댐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지난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댐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정확한 예보 파악 못하고 불만 제기하는 경우도[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역대급' 폭우로 각종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보마저 번번이 빗나가 기상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긴 장마를 예측하지 못한 점은 차치하더라도 장마 기간 내내 강수량 등 기본적인 예보마저 틀리는 사태가 빈번했다.

수 백억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기상청은 기후변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대표적인 기상청 '오보'는 '역대급 폭염'이다.

지난 5월 기상청은 올해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이 당시 예측한 올 7월 평균 기온은 평년(23.6도)보다 0.5~1.5도 높은 24~25도였다. 하지만 실제 지난달 평균기온은 22.5도였다. 평년에 9.8일이던 폭염 일수는 올해 최장 25일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봤지만 실제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평년 대비 2~3일 적었다.

강수량 예측도 틀렸다. 기상청은 당초 올 여름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실제 강수량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았다. 장마 기간 중부지방 강수량은 494.7㎜를 기록했고 남부지방과 제주의 경우 각각 566.5㎜, 제주 562.4㎜로 관측됐다. 평년 대비 160~180㎜를 초과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되고 폭우로 급류에 휩쓸려 적잖은 인명피해가 났다. 이번 장마는 앞으로도 1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은 1987년 당시 8월 10일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 이 기록을 경신하는 '역대급' 긴 장마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긴 장마의 원인은 남쪽에서 북상하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하고 선선한 기단이 만나 서로를 밀어내지 못해 장마전선이 정체된 탓이다.

기상청 예보가 번번히 빗나가는 주요한 원인은 '이상기후 현상'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변화의 변동성이 커져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기상청은 하소연한다.

다만 기상청이 대당 400억 원짜리 수퍼컴퓨터를 2000년부터 5년마다 새로 도입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변명을 내놓는 것은 궁색해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실제 예보의 예측성보다)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들이 더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예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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