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복지법인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다른 법인에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불허한 서울시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행정법원, A복지재단 소송에 원고 패소 판결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아직 설립되지 않은 다른 법인에 재산을 증여하게 해달라는 한 사회복지법인의 신청을 불허한 서울시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A복지재단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기본재산처분 허가신청 불허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복지재단은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어 기본재산 중 현금 70억원을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에 증여하기로 의결했다. 이 법인은 A복지재단에 재산을 출연한 고 강모 씨의 유지에 따라 장남이 설립할 예정이었다.

이에 허가신청을 받은 서울시는 "증여받을 법인이 아직 설립되지 않아 증여자가 없다"며 불허했다. 이 기본재산 처분은 사실상 법인분할이며, 이자수입 감소가 예상돼 원래 목적사업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주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A복지재단은 이같은 서울시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장차 설립할 법인에 재산 출연을 허가했다가 법인 설립이 불허되거나 설립 허가가 취소되면 자칫 기본재산 무단유출로 이어져 사회복지법인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실제 서울시에 신청 당시 신설 법인은 대략 계획만 밝혔을 뿐 허가를 받지 않아 증여자로서 법적으로 특정되지 못 했다.

재판부는 "서울시 입장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신설법인 설립허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예상하기도 어려웠다"며 "서울시의 조처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나머지 서울시의 불허 사유도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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