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박원순 사태 편가르기…여전히 세상은 지옥"
입력: 2020.07.28 09:55 / 수정: 2020.07.28 09:55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해 3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35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 가운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서지현 부부장검사가 참석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해 3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35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 가운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서지현 부부장검사가 참석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여성인권 무관심한 사람들이 입 열라 강요"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해 한국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놓고 "누구 편인지 입 열라는 강요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27일 페이스북에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 권력자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3일 일부 인사들이 고 박 전 시장의 의혹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 냈으니 책임지라 했다"며 "공황장애로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뒤 계정을 닫은지 약 2주 만이다.

서 검사는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많이 회복됐다고 생각한 제 상태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돼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일단 자신을 추슬러야 했기에 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하고 페북을 닫았음에도 쏟아지는 취재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했다"고 썼다.

서 검사는 "(고 박 전 시장 의혹 관련) 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 리가 없음에도, 공무원이자 검사인 제게 평소 여성인권에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맡은 업무 내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또 "여성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며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며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온다"고 했다.

서 검사는 "제가 지켜야 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며 "이 아수라가 지나고 나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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