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아남다'…대법, 허위사실 공표 무죄취지 파기
입력: 2020.07.16 15:41 / 수정: 2020.07.16 16:05
김명수 대법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을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김명수 대법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을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 지사 "거짓이 진실 이길 수 없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로 일단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재명 지사는 2018년 6월 지방선거 후보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런 일 없다.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를 무죄 판단한 1심 재판부와 달리 2심 재판부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원합의체는 "국가기관이 선거법상 토론회 과정의 모든 정치적 표현에 배경·맥락을 보지않고 일률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후보자는 발언의 사후적 법적 책임 부담, 두려움 때문에 활발한 토론이 어렵다"며 "토론회가 고소·고발로 이어지고 수사권 개입이 초래된다면 필연적으로 수사권 중립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선거결과가 검찰·법원의 사법판단에 좌우되면 국민 자유의사로 대표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이념에 위반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이재명 지사는) 직권남용해 불법으로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을 해석한 다음 답변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형 강제입원 절차에 관여한 사실을 공개할 법적의무가 없는 이상 공격적 질문에 방어 취지로 한 답변 일부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전체 진술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상옥·이기태·안철상·이동은·노태각 대법관 등 5명은 이 지사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변호를 맡았던 김종근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선고공판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 변호를 맡았던 김종근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선고공판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선고 후 이재명 지사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에 헌법합치적인 해석의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1300만 경기도민의 선택이 좌초되지 않고, 지사께서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길고 힘든 시간을 지나왔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절차에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SNS에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셨다"고 반겼다.

이 지사는 또 "어머니는 이 결과를 보지 못하고 지난 3월 13일 생을 마감하셨다. 애증의 관계로 얼룩진 셋째형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저희 가족의 아픔은 고스란히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남은 삶 동안 그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다. 더이상 저의 가족사가 공적인 의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족들에게 너무나 잔인한 일"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계속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며 "불공정, 불합리, 불평등에서 생기는 이익과 불로소득이 권력이자 계급이 되어 버린 이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고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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