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가 마셨다"…'유충 수돗물' 관계자 징계 청원
  • 유지훈 기자
  • 입력: 2020.07.16 09:26 / 수정: 2020.07.16 09:26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글이 8402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며 관계자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글이 8402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며 관계자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8400명 동의 돌파 시민들 불안 증폭[더팩트 | 유지훈 기자] 인천 서구 일대와 부평구 등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6일 오전 9시 기준 8402명이 해당 글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보다는 아니지만 여전히 저희 집의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출근 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리고 퇴근 후에 근처 마트에 생수를 사러 들르니 이미 생수가 다 팔리고 없었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있을 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다니는 물 드셔 보신적 있으십니까.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인천 부평구 지역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인천 부평구 지역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관련 부서의 무성의한 대응도 지적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추홀 생수를 주겠다' 안내하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결하겠다는 목표도 없이 행정적인 태도로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조속히 문제해결을 약속해 주시고. 빠른 시일내에 해결 및 관련 지역 주민들에게 어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며 "또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지 말라.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벌레가 있는 수돗물을 먹이는 저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인천 서구 왕길동의 한 빌라에서 "수돗물에 유충이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이후 서구 당하동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접수되는 등 14일까지 20건이 넘는 민원이 들어왔다. 이 지역 3만6000여 세대에 비상이 걸렸다.

상수도사업본부에서 확인한 결과,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 시는 국내에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 없다면서도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인천시 교육청도 상수도사업본부 요청에 따라 민원이 접수된 지역 내 일부 학교의 급식을 중단했다.

tissue_ho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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