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의 공범 '부따' 강훈(19)이 추가 기소된 범죄집단 조직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새롬 기자 |
"조주빈 외에 다른 사람은 일면식도 없다" 주장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의 공범 '부따' 강훈(19)이 추가 기소된 범죄집단 조직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제작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 씨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강 씨는 지난 4월 신상 공개 당시와는 달리 스포츠형으로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증인으로 공범이 출석하자 힐끔 올려다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는 지난달 22일 조주빈과 강 씨 등 박사방 핵심 조직원을 범죄집단 혐의로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은 조 씨와 강 씨, 박사방 '직원' 한모 씨, 전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 씨가 조직원 9명과 함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박사방'이라는 범죄집단을 조직했다고 봤다. 피해자 물색·유인, 성 착취물 제작·유포, 수익금 인출 역할 등 유기적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했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성 착취물 유포와 관련된 11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이날 추가 기소된 사건을 기존 성범죄 사건과 병합하기로 했다.
이날 강 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단체 조직 의도는 애초부터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검찰에 주장에 따르면 박사방 회원이 3천명이 성 착취물을 공유했다"면서 "박사방 가입한 사람 전체를 범죄단체죄로 봐야 하지 않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 씨와 한 씨, 나머지 9명은 일면식도 없고 상호 간 어떤 역할인지도 몰랐다"며 "강 씨는 조주빈에게서 연락, 지시를 받았고, 이를 조주빈에게만 알려줬다"고 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박사방의) 수괴를 조주빈이라고 특정했으나 강 씨 지위가 간부인지, 가입자인지 명확히 안 밝힌다. 각자 어떤 역할을 했다고만 나열했다"고 했다. 박사방 내에 지휘 통솔 체계가 없었고, 강 씨가 조 씨 외에 다른 회원들과 연락한 적이 없기 때문에 범죄집단 조직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강훈의 변호인은 "강 씨는 조주빈에게서 연락, 지시를 받았고, 이를 조주빈에게만 알려줬다"며 범죄단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동률 기자 |
이날 재판에는 박사방에서 활동했다는 의심을 받는 전직 공무원 천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천 씨는 박사방에서 닉네임 '랄로'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성범죄 혐의로 기소돼 1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천 씨는 강 씨가 '컴봇'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박사방 관리를 해왔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강 씨는 조주빈의 지시로 컴봇을 이용, 경험치 포인트를 주면서 채팅방을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이 채팅에 참여하거나 성 착취물을 게시하면 강 씨가 실적에 따라 점수를 줬다.
다만 천 씨는 "(수사 과정에서) 조 씨를 검거하는 데 도움을 주려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추측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링크를 통해 박사방에 입장할 당시 강 씨가 컴봇으로 관리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강 씨를 박사방 직원으로 추측했다는 취지다. 천 씨는 강 씨를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천 씨는 "성 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것을 조주빈이 독단적으로 했냐 아니면 누가 도왔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 씨가 독단적으로 했다"며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취지로 대답했다.
범죄단체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전 사회복무요원 강모 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회복무요원 강 씨도 '강훈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조주빈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사방에서 '부따'로 활동한 강 씨는 아동·청소년 피해자 2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또 영리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5명과 성인 26명의 성 착취물을 배포하고 전시했다. 범죄 수익을 조주빈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조 씨, 천 씨 등과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피해자 76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중에는 아동·청소년이 16명으로 알려졌다.
2001년 5월생으로 만 19세인 강 씨는 지난 4월 신상이 공개됐다. 미성년자 가운데 신상 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다.
재판부는 8월 18일 다음 공판을 열기로 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