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러스 변종 가능성을 시사했다. /남용희 기자 |
대구·경북 유행보다 전파속도 빠르다…다음 주 중 발표 예정
[더팩트|한예주 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국내에서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유행하던 당시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일부 논문에서 발표된 것처럼 바이러스가 변종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일선 역학조사관들이 지난번 대구·경북 유행보다 전파속도가 빠르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논문에서도 6배 정도 전파력이 높아졌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63명 추가 발생해 누적 1만3030명을 기록했다. △1일 51명 △2일 54명 △3일 63명 △4일 63명으로 4일 연속 50명 이상이다. 경기도 19명, 광주광역시 8명 등 산발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감염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앞서 해외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종돼 전파력이 최대 6배까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듀크대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셀'을 통해 현재 확산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종해 전파력이 원형의 6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변종은 치명률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권 부본부장은 "유행이 지속될수록 바이러스가 변종하면서 전파력이 커지는 것은 자연적인 귀결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전파력이 매우 높지만 중증도나 치명률이 같이 높아지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개발이라든지 환자 관리와 관련해 긴장하면서 최선을 다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향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임영무 기자 |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즉각 상향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의료·방역체계가 감염양상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서 국민끼리 감염된 지역발생이 아직까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지역감염 확진자는 36명으로 전날(52명)보다 16명 감소했다. 나머지 27명은 미주, 유럽, 중앙아시아 등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으로 '지역사회 감염'을 우선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선추적·관리 등도 비교적 수월한 해외유입환자에 비해 지역사회를 통한 집단감염은 통제와 추적이 쉽지 않아서다. 감염됐지만 확진판정을 받기 전까지 자가격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많아 통상 감염 재생산가능성도 높다.
현재의 감염확산이 별도의 유행인지도 고려 대상이다. 다양한 집단감염이 개별 유행하는 상황인지, 지난달 이태원 클럽발 유행이 확산하는 상황인지에 따라 대응이 다르다는 의미다.
권 부본부장은 "다양한 유행이 별도의 물결을 타고 유행하고 있다면 숫자가 적더라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도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유행이 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라면 1단계를 유지하면서 억누르고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를 위해 집단감염의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다음 주 중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