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추미애, 15년 만에 지휘권…윤석열 거취로 번지나
입력: 2020.07.02 17:22 / 수정: 2020.07.02 17:2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전문수사잠문단 소집 절차를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2005년 이후 15년 만이다. /남윤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전문수사잠문단 소집 절차를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2005년 이후 15년 만이다. /남윤호 기자

"수사자문단 절차 중단"…대검, 수용할지 놓고 부장 회의 돌입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중단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전격 발동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지난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에 불구속 수사 지휘를 내린 이후 두 번째다.

추 장관은 2일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검언유착' 사건의 대검찰청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고 지휘했다. 자문단 소집은 3일 예정됐으나 소집을 하루 앞두고 지휘권을 행사한 것이다.

추 장관이 중앙지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검찰청 역시 이날 오후 긴급 부장회의를 소집했다. 자문단 위원 선정까지 마친 소집 하루 전 발동된 장관 지휘권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지휘권 수용 여부 등 대검 공식 입장은 이날 중으로 나오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자문단 소집과 별개로 윤 총장의 거취 문제까지 번지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2005년 수사권 지휘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지휘를 수용하고 "검찰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사임했다.

윤석열 총장의 반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윤석열 총장 몰아내기라는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거취와는 일단 선을 그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달 4일 서울중앙지검에 '검언유착' 사건의 지휘·감독 사항을 결정하고, 총장에게 "일체의 보고 없이 독립해 결정하라"고 전달했다.

대검은 같은 달 19일 부장회의를 열고, '피의자 이동재(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안건을 심의했다. 그러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는데도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고, 위원 선정 절차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보지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임세준 기자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보지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임세준 기자

추 장관은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로 성급히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중앙지검 수사팀에 사실상 특임검사에 준하는 지위를 줬다.

독자적인 위원 선정 절차도 지적했다. "소집 및 단원 선정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 실제 검찰 내부에서 이의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심의위원회의 심의도 예정된 상황에서 수사자문단의 결론이 수사심의위, 대검찰청의 결론과 일치하지 않으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지휘권 발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추 장관의 지휘는 검찰청법 제8조 규정에 따른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전날(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은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은 수장으로서 우려 때문에 '손을 떼겠다', '부장회의가 결정하고 부장회의의 지휘를 따르라' 등 수사팀에 지시 공문을 내렸지만 이후 반대되는 결정을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우려하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보지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또 '(장관의 지휘가) 제대로 작동 안 된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대단히 유감스럽다. 때로는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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