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50cm 상자에 9살짜리 아이 넣고 짓밟은 계모
입력: 2020.06.30 08:52 / 수정: 2020.06.30 08:52
검찰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를 받는 A(41)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는 A 씨. /뉴시스
검찰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를 받는 A(41)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는 A 씨. /뉴시스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까지"...검찰, 살인죄 적용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 차원에서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

충남 천안에서 동거남의 9살짜리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한 변명이다.

하지만 검찰은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계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여성이 가방에 갇힌 아이가 '숨이 안 쉬어진다'고 애원하자 그 위로 올라가 짓밟고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여성·강력범죄 전담부(부장검사 이춘)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A(41)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일 낮 12시께 동거남의 아들인 B(9) 군을 가로 50cm, 세로 71.5cm, 폭 29cm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 이어 오후 3시 20분께에는 가로 44cm, 세로 60cm, 폭 24cm의 더 작은 가방에 밀어넣었다.

더 작은 가방으로 바꾼 이유는 갇힌 아이가 용변을 보아서다. A 씨는 가방을 바꾼 뒤 약 3시간 동안 외출을 하기도 했다.

결국 B 군은 오후 7시 25분께 심정지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곤 이틀 만인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께 저산소성 뇌 손상 등으로 숨을 거뒀다. 당시 현장에는 A 씨의 친자녀 두 명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A 씨는 가방에 들어가 있던 B 군이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자 그 가방 위로 올라가 짓밟고 심지어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 차원에서 여행가방에 들어가게 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 /뉴시스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 /뉴시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A 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을 지속해서 학대한 피고인이 범행 당일엔 밀폐된 여행용 가방에 가둬 두기까지 했다"며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뛴 것도 모자라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심의한 검찰시민위원회 역시 "살인 혐의로 기소해야 하는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만장일치로 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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