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전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 씨의 결심공판에서 천 씨가 범죄단체조직죄로 추가 기소됐다며 구형을 미뤘다. /남용희 기자 |
검찰, 범죄단체죄 추가기소로 구형은 미뤄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전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 씨가 최후진술에서 "착하게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천씨에게 중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범죄단체조직죄로 추가기소됐다며 구형을 일단 미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22일 오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천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죄단체조직죄로 (추가) 기소됐다. 진행 상황에 비춰 (구형을) 차후 의견서로 대체할 것"이라며 구형 절차를 생략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부따' 강훈 등과 함께 천 씨를 형법상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추가 기소한 바 있다.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되면 조직원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다. 운영자 조주빈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다고 판단되면 범행 여부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검찰은 "피고인은 반성한다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 개정안 제11조 1항을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위헌이라고 한다"며 "결코 허락되지 않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를 증인석에 세우고, 사리 판단 능력이 부족한 아동에게 범죄를 저질렀다. 뻔뻔스럽고도 반성 없는 주장"이라며 "아동 청소년의 음란물 동의 여부를 운운하고, 재범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천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검찰의 증거 수집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크게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이 사건 증거 취급 과정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법이 많다"며 "불법이 눈에 보이는 이상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사건으로 조사받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형사가 말한 것처럼 일찌감치 자신의 죄를 뉘우쳤고, 피고인의 진술로 박사방 일당 '부따'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정상에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최후 진술 기회를 얻은 천 씨는 "지금까지 왜곡된 성 가치관을 형성해 살았다. 제 과거가 너무나도 후회스럽다"며 "이번 기회로 제 잘못과 문제를 깨달았다. 저 때문에 고통받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착하게 살겠다"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천 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음란물 촬영을 권유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4일 구속기소됐다. 피해자는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8급 공무원이던 천 씨는 파면 처분을 받은 상태다.
조주빈이 검거된 후 천 씨가 박사방에서 유료회원을 모집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은 천 씨를 22일 범죄단체조직죄로 추가 기소했다.
선고공판은 7월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