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이천화재사건 수사본부는 15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화재 현장. /더팩트 DB

경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공사 관계자 24명 입건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38명의 근로자가 숨진 이천 물류센터 신축공사 화재 참사는 안전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로 결론 났다.

무리한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인원을 투입하면서도 대피로를 폐쇄하는 등 현장 곳곳에서 안전관리 수칙은 뒷전이었다.

경찰은 안전 관리에 책임이 있는 공사 관계자 24명을 입건하고, 이 중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이천화재사건 수사본부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공사 기간을 줄이고자 공정 전반에서 안전관리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점을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로 지목했다.

화재는 산소용접 작업 중 튄 불꽃이 천장과 마감재 속에 있는 우레탄 폼에 옮겨 붙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육안으로 식별하기 확인하기 어려운 무염연소 형태로 화재가 진행되다 산소 공급이 원활한 출입문 부근에서 급속도로 커졌다.

문제는 이 용접작업이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용접작업을 할 때 안전관리 조처를 한 상태에서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 화재 감시인이 없었기 때문에 불을 초기에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화재 당일에는 평상시보다 두 배나 많은 67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상태였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계획보다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사 기간 단축이라는 목표가 인명피해를 더욱 키운 원인이 됐다.

지하 2층 방화문을 벽돌로 폐쇄하는 등 공사 편의를 위한 조치로 피해가 더 커지기도 했다. 실제 당시 지하 2층에 있던 근로자 4명은 폐쇄된 방화문을 뚫고 대피하려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상 1층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옥외 철제 비상계단 역시 설계와는 달리 외장이 패널로 마감돼 대피로로서 역할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 따라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과 시공사인 건우 임직원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 등 24명을 입건했다. 그 가운데 책임이 큰 9명(발주처 1명, 시공사 3명, 감리단 2명, 협력업체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앞으로 화재 발생과 피해 확산의 근본적 원인이 된 공기단축과 관련한 중요 책임자들에 대해 집중 수사하는 한편 공사과정에서의 불법행위와 여죄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화재는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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