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조희연 "교육 불평등 심화"...학교 측 소송 예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교육당국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특성화중학교에서 일반중학교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조희연 교육감의 취임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의 기조 정책인 '학교 서열화 해소'에 따른 조처다. 하지만 학교 측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평가 대상이었던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 서울체육중 3곳 중 2곳(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정취소가 결정되면 이 두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신입생을 배정받는다. 다만 현재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국제중 소속 신분을 유지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국제중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국제중은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 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로 인식돼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정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아대상 영어학원, 사립초, 특목고로 가는 과정 중 국제중이 그 단계의 목표가 됐다"며 "4개 사립 국제중학교 연평균 학비는 1100만원에 달해 부모의 경제력이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을 분리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국제중은 교육당국이 지정한 특성화중학교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5년 주기로 운영 성과평가를 받는다.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2014년 취임 당시부터 특성화고 일반고 전환을 추진해왔다. 현 정부 역시 '학교 서열화 해소'를 주요정책으로 삼은 만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지정취소에 동의할 가능성은 높다.

지정 취소된 두 학교와 학부모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행정소송과 특별감사 청구 등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대원·영훈국제중은 교육부에서 지정 취소 결정이 나면 법원에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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