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마약청정국' 옛말…국내 마약사범 역대 최다
입력: 2020.06.01 05:00 / 수정: 2020.06.01 05:00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지난 4월 1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4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송팀이 지난 3월 30일 LA공항에서 A씨를 신병인수해 국내 송환한 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대기하는 모습. /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지난 4월 1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4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송팀이 지난 3월 30일 LA공항에서 A씨를 신병인수해 국내 송환한 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대기하는 모습. /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대검 '마약류 범죄 백서' 발간…젊은층·외국인 사이 신종마약 유행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지난해 검거된 국내 마약류사범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마약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마약조직이 개입하거나 다크웹을 이용한 범죄도 확산되는 상태다.

1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펴낸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약류사범은 총 1만6044명으로 전년 1만2613명보다 27.2% 증가했다. 이는 검찰이 마약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검찰·세관의 공·항만 밀반입 마약류 집중 수사로 검거된 밀조·밀수·밀매 등 공급사범은 3225명으로 전년 3292명보다 28.3% 늘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펴낸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약류사범은 총 1만6044명으로 전년 1만6213명보다 27.2% 증가했다. /대검찰청 제공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펴낸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약류사범은 총 1만6044명으로 전년 1만6213명보다 27.2% 증가했다. /대검찰청 제공

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도 확산 중이다. 다크웹에 마약 판매 사이트를 만들어 암호화 메시지, 가상화폐를 이용해 마약류를 거래하는 수법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10월~2019년 1월 집에 대마 재배 전문시설을 갖추고 다크웹에서 대마를 팔아온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젊은 층과 외국인 사이에 확산되는 신종 마약류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대마오일, 대마카트리지 등 대마제품은 61.9kg으로 전년보다 167% 폭증했다.

검찰 관계자는 "캐나다와 유럽 일부 국가, 미국 일부 주의 대마초 판매·흡연 합법화에 따라 대마 성분 함유 오일·젤리·쿠키 등 상품개발로 대마계 제품류 밀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마약조직의 개입도 늘어나 외국인 마약류사범도 처음 1000명을 넘어서 1529명을 기록했다. 국적별로 태국(551명), 중국(431명), 미국(111명) 순이다.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는 대만, 말레이시아 등 국제 조직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이 때문에 압수된 마약류가 2015년 97.7kg에서 지난해 361.9kg로 370% 폭증했다.

밀수 경로도 2017~2018년 대만에서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 등으로, 국내 밀반입 공항도 인천공항에서 김포·부산·제주공항 등으로 다변화됐다.

지난해 외국인 마약류사범도 처음 1000명을 넘어서 1529명을 기록했다. 표는 외국인 마약사범 적발 추이/대검찰청 제공
지난해 외국인 마약류사범도 처음 1000명을 넘어서 1529명을 기록했다. 표는 외국인 마약사범 적발 추이/대검찰청 제공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사범도 239명으로 전년보다 67.1% 증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청소년들이 인터넷 및 각종 채팅 어플 등으로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에 구입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검찰은 국제마약조직 공급사범 검거와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거래 적발에 수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제범죄 중점 검찰청인 인천지검 강력부에 지난해 8월 '국제마약조직 추적수사팀'을 신설해 국외 도피 마약사범 200여명을 추적 조사 중이다. 그 결과 태국과 캄보디아를 무대로 필로폰을 대량 밀수입해 이른바 '아시아 마약왕'으로 불린 50대 한국인을 검거해 최근 국내 송환을 마쳤다.

다크웹이나 암호화폐를 이용한 마약류 공급범죄 대응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부산지검 강력부에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신설했다. 이달 내로 다크웹 전문수사팀이 쌓은 노하우를 매뉴얼로 발간해 일선 청에 전파할 예정이다.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아태마약정보조정센터(APICC)를 통해 해외도피 마약류사범 강제송환 등 국제공조 강화도 추진한다.

마약류 투약자와 중독자, 경미한 재범자는 보호관찰소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운영하는 등 처벌 위주에서 치료와 재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마약류사범 중독 정도를 판별하는 '마약류사범 중독판별검사' 운영으로 지난 5월까지 총 83명을 판별했다. 청소년 사범과 단순투약자는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등 재활교육, 마약류 중독자는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등 치료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건부 기소유예는 2015년 520명에서 지난해 1777명으로 늘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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