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두문불출' 윤미향… 검찰 속도전에 대응 고심
입력: 2020.05.28 05:00 / 수정: 2020.05.28 05:00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 당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윤 당선인 자택. /수원=이동률 기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 당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윤 당선인 자택. /수원=이동률 기자

백승헌 변호사 중심 변호인단…수일 내 조사는 어려울 듯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검찰 소환조사를 앞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변호인단을 구성해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응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당선인과 주변 인사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검찰이 이미 확보한 자료가 있어 향후 양 측간 수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더팩트> 취재 결과, 윤 당선인 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백승헌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소환을 대비하고 있다.

윤 당선인과 백 변호사는 임박한 검찰 조사에 말을 아끼며 최종적으로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이 경기 안성 쉼터 고가 매입 논란 등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당당하게 일축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앞으로 의정 활동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한 뒤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그는 당시 경기 안성 쉼터 논란과 관련해 "처음 (10억 원을 준) 현대중공업이 예산을 잘못 책정했던 것 같다"며 "10억 원으로는 서울 마포의 어느 곳에도 집을 살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안성에 힐링센터를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당시 개인계좌로 조의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제가 상주로 김복동 장례위원회를 꾸렸고 상주인 제 명의로 계좌를 냈다"며 "보통 장례를 진행하는 상주가 통장을 만들어 집행하는 관례가 있다"고 항변했다.

이렇듯 윤 당선인이 정면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검찰이 정의연 전격 압수수색과 윤 당선인 측근 진술 등으로 물증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부인만 할 순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검찰이 물증을 통해 범죄사실을 어느 정도 소명한 상태에서 계속 혐의를 부인하다간 형사소송법 상 '증거 인멸 우려'라는 구속 사유도 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대해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회계상 물증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어느 정도 선까지 인정하느냐가 결국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9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 박물관에서 개관 7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전시회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 개막식에서 윤미향 당시 정대협 상임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5월 9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 박물관에서 개관 7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전시회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 개막식에서 윤미향 당시 정대협 상임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이후엔 윤 당선인 신병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검찰은 속도전을 벌인다.

지난주 서울 마포구 소재 정의연 사무실과 위안부 할머니 쉼터 등 3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번주엔 관계자들을 잇따라 조사했다. 28일엔 정의연 회계 담당자를 다시 부를 예정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증거가 확보된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윤 당선인을 출석시켜 우선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또 다른 변호사는 "계좌추적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 일내로 소환하는 것은 현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이런 정도의 사건에서 헌법상 불체포 특권을 내세워 조사에 불응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 수사는 크게 보면 세 갈래다. 경기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쉼터 매입 의혹과 그간 정의연이 받은 기부금 비리 의혹, 8억원가량의 국고보조금 누락 등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대검 간부들에게 "언론을 통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한 바 있다. 대검은 이후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부지검에 자금 추적 전문 수사관 한 명을 파견했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소환 시점 등 수사 관련한 부분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정치적인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 국민적인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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