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정의연 "쉼터관리 윤미향 父에 7580만원 지급 사과"
입력: 2020.05.17 10:38 / 수정: 2020.05.17 10:38
정의기억연대는 16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힐링센터 관리부실과 매각손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관리인으로 윤 당선인 부친을 고용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해명이 깔끔하지 않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는 윤 당선인. /국회=배정한 기자
정의기억연대는 16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힐링센터' 관리부실과 매각손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관리인으로 윤 당선인 부친을 고용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해명이 깔끔하지 않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는 윤 당선인. /국회=배정한 기자

"매각과정 모금회와 성실 협의…기부금 손실은 송구"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하 힐링센터)'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윤미향 당선인 부친에게 쉼터 관리를 맡겨 6년 동안 758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할머니들 거주가 힘든 힐링센터 매각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 시세 하락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고 인정했다.

정의연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성 힐링센터의 운영 목적과 활용방안, 매각과 관련해 해명했다. 힐링센터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 전신)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정기부금을 받아 7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힐링센터가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고 관리 부실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미래통합당도 16일 논평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산 쉼터를 펜션처럼 운영하며 술자리와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실제 윤 당선인도 힐링센터에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을 SNS에 알리기도 했다. 또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지난 7년간 거주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가 목적에 어긋나게 사실상 펜션처럼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도 지난 2016년 센터에서 진행한 워크숍 사진을 올렸다. /윤미향 당선인 페이스북 갈무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가 목적에 어긋나게 사실상 '펜션'처럼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도 지난 2016년 센터에서 진행한 워크숍 사진을 올렸다. /윤미향 당선인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대해 정의연은 해명자료를 통해 "힐링센터는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목적 이외에,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알리고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위한 미래세대의 교육과 활동지원의 공간이기도 했다"며 "기지촌 할머니와의 만남의 장, 정대협 자원활동가와 함께하는 모임 등이 진행됐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 단체가 쉼터를 사용한 시기와 목적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힐링센터에는 수원여성회가 2017년 9월 1박2일 수련회를, 민중당이 지난해 8월 경기주권연대 출범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은 사업진행 중단을 사과하며 매각 계약 체결 사실도 알렸다. 매각은 사회복지공공모금회와 성실히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정의기억연대 보도자료
정의연은 사업진행 중단을 사과하며 매각 계약 체결 사실도 알렸다. 매각은 사회복지공공모금회와 성실히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정의기억연대 보도자료

정의연은 또 윤 당선인 부친에게 센터 관리를 맡긴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당선인 부친에게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된 급액은 총 7580만원이다.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월 120만원을 지급했고, 이후 사업 운영이 저조해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지급했다.

정의연은 "힐링센터에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관리 소홀의 우려가 있어 윤 당선인 부친께 건물관리를 요청하게 됐다"며 윤 당선인 부친은 센터 뒷마당 작은 컨테이너 공간에 머물며 최근까지 건물 관리(주‧야간 경비와 건물관리, 청소, 시설수리, 정원관리)를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의연은 힐링센터 사업중단과 이에 따른 매각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의연은 수요시위 참가 등 할머니들의 활동으로 힐링센터 접근성이 떨어지고 사무처 인력 등이 부족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의해 사업중단을 결정하고 2016년부터 매각을 추진, 현재 반납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도 매각과 관련해 사회복지공공모금회와 성실해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공시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달 23일 센터를 4억2000만 원으로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입가격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헐값 매각 논란에 정의연은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며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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