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투표조작 혐의를 받는 안모 PD, 김모 CP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사진은 지난해 11월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안 PD. /뉴시스 |
안 PD 측 "부정청탁이나 사익 위한 행위 아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이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은 안모 PD, 김모 CP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기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안 PD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3696만 7500원, 김 CP에게 징역 3년, 이모 보조PD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 PD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기획사 직원 김모 씨 등 5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요청했다.
검찰은 "안 PD 등은 개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기준실력에 맞지 않는다는 개인적 생각으로 데뷔멤버를 조작하는 등 시청자를 들러리로 생각했다"며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를 얻었으나 실제 상당부분이 조작돼 공정 이념에 대한 허탈감이 매우 컸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안 PD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고 충분히 반성한다"면서도 "부정한 청탁을 받았거나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조작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데뷔조가 결성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기획사 직원에게 향응을 받은 혐의를 놓고는 "친한 선후배 사이였고 편한 마음에 술을 마셨을 뿐 프로그램 공정성에 문제되는 언행을 하지 않았다"며 "메인 PD로서 편집상 부정한 행동을 하거나 지시한 게 없다"고 반박했다. 안 PD가 수감 중 이 프로그램으로 결성된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 소식을 듣고 미안해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CP는 최후 진술에서 "구속된 이후 저 때문에 상처입은 국민과 연습생들, 오명을 뒤집어쓴 회사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매일 드린다"며 "한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회사에서 수많은 프로그램을 관리했으나 후배를 제대로 이끌기는커녕 지탄받는 피고인으로 이자리에 나왔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안 PD는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가 좋아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 스태프 노력이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과정으로 얻은 결과는 아무리 좋더라도 결국 무너진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살겠다"고 말했다.
며칠 전 수감 중 화상을 당한 사실도 공개하며 "이번 사건 역시 제 삶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았으면 한다. 평생 이 흉터 보며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PD 등은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안PD는 유흥업소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는다.
선고기일은 29일 오후 2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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