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손님에게 원피스 입히는 이상한 유흥주점
입력: 2020.05.08 06:00 / 수정: 2020.05.08 06:00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원도 원주시 한 유흥업소 대표 A씨와 종업원 B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 더팩트 DB.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원도 원주시 한 유흥업소 대표 A씨와 종업원 B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 더팩트 DB.

대법 "음란행위 알선" 판단…원심 파기환송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유흥주점에서 업주 등이 손님들에게 원피스를 제공해 입히고 여성종업원이 시중을 들게 한 것도 음란행위 알선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당사자가 실제로 음란행위를 하지 않고 음란행위에 이를 정도의 주선행위만 했더라도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원도 원주시 한 유흥업소 대표 A씨와 종업원 B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A씨 등은 2015년 10월 자신들이 운영·관리하는 유흥주점에 비치해 둬 손님 3명이 여성용 원피스를 입고, 여성종업원들의 몸을 만지게 하는 등 음란행위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벌금 100만원, B씨에게는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풍속영업을 하는 자는 풍속영업을 하는 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알선 또는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유흥주점 영업과정에서 여성종업원에게 손님들의 유흥을 돋우는 접객행위를 하게 했고, 유흥 도구로 손님들에게 원피스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여성종업원들의 접객행위가 형사법상 규제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사회적으로 유해한 음란성 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들이 1심 1회 공판기일부터 음란행위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는 점도 고려해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A, B씨가 풍속영업 시 준수해야 하는 금지규범을 어기고 손님들과 여성종업원들 사이에서 음란행위를 알선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은 "풍속영업에 해당하는 유흥주점영업은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된다"면서도 "여성용 원피스를 비치하고 남자 손님에게 제공해 갈아입게 한 뒤 그 상태에서 유흥을 돋우게 한 피고인들의 영업방식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결국 피고인들이 적극 도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자 손님 3명 중 2명은 속옷까지 모두 벗은 채 이 원피스를 입었는데, 단순히 노래와 춤으로 유흥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남자 손님과 여성종업원이 함께 있었던 방은 폐쇄된 공간으로 정상적인 성적수치심을 무디게 하고 성적 흥분을 의식적으로 유발하고자 한 방식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또 "경찰 단속 당시 현장 상황 등에 비춰 볼때 이같은 영업방식이나 행위는 결국 피고인들의 추가 개입이 없더라도 남자 손님들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함으로써 여성종업원들과 음란행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한 주선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단에는 풍속영업규제법 등에서 정한 음란행위의 알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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