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23일 밝혔다. /더팩트 DB. |
"범행 의심되지만 강씨 주장이 좀더 설득력"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뮤지컬 배우 강은일씨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강씨의 강제추행이 의심되기는 하지만, CCTV 등 현장 검증 결과 피해 여성보다 강씨 주장에 더 신빙성이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18년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음식점에서 고등학교 선배 등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이 자리에 참석한 20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강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씨는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이 음식점의 여자화장실 칸에 들어가자 강씨가 뒤따라 들어와 추행했다고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유죄 인정 이유를 밝혔다. 또 "피해여성이 사건 발생 직후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친구들이 본인 말을 믿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며 강씨에게서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 여성이 합의금을 목적으로 자신을 무고한다고 주장했지만 1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일관되게 피고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 여성이 본인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친분있는 피고인을 상대로 금품을 목적으로 무고와 위증의 벌을 감수하며 무고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현장 CCTV와 현장 검증을 거친 결과 피해 여성보다 강씨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심 법원은 "CCTV 영상을 통해 화장실 문 아래쪽 통풍구에 비친 그림자로 화장실 내부에서 여자화장실 칸의 문을 열거나, 여자화장실 칸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법원은 "강씨가 여자화장실로 들어가는 피해자를 따라 들어가 추행했다는 피해 여성의 진술보다 세면대 앞에서 입맞춤과 피해자의 항의가 있었다는 강씨의 주장이 더 설득력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강씨는 피해 여성이 자신을 무고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화장실에서 나온 직후 추행당했다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다툼을 벌이거나 강씨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의 행동에 비춰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피해자가 화장실 내에서 어느 시점에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강씨와 피해 여성의 동선이 피해자의 진술과 어긋나고, 강씨 주장에 좀 더 부합하는 이상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신뢰하는 것은 합리적인 신빙성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사진=강은일 인스타그램 캡쳐 |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한편 강씨 소속사측은 강씨가 지난해(2019년) 9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당시 출연 중이던 뮤지컬 등 모든 작품에서 하차한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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