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선수들과 직원들이 경주정에 모터를 장착하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
선수의 모터 정비 능력에 따라 모터 기력이 달라질 수 있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경정은 모터의 기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탑승 선수의 기량을 100%, 아니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모터이기 때문에 그 성능 차이에 따라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때문에 성적 좋은 호성능 모터의 경우 웬만한 스타급 선수 못지 않게 인기가 높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터와 보트는 2018년형 모터보트이다.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난 후 2020년형 신형 장비로 교체될 예정이라 앞으로의 출전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계속해서 경정이 휴장 상태인 만큼 많은 출전은 어렵겠지만 4월부터는 실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장 후 주목해야 할 효자 모터들을 분석해 본다. 일단 평균 착순점 8점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최강의 모터로 경합하고 있는 11번과 120번 모터가 가장 눈에 띈다. 웬만한 경정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최고의 모터들이다. 최약체급 선수들을 순식간에 입상후보로 탈바꿈 시킬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1분 50초대의 3바퀴 완주 타임 기록을 낸 51번 모터나 150번 모터도 초발기 모터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평균 착순점 7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17번 모터, 103번 모터도 경정 선수라면 누구라도 손에 넣기를 원하는 모터이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같은 최고의 모터들이 아직 올 시즌 출전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4회차 밖에 치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휴장 이후 출전이 기대되지만 워낙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모터들이기 때문에 신형 모터 투입 전까지는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다. 그렇다면 이들 모터를 제외한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모터들을 주목해볼 수 있겠다.
일단 4번 모터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막판 김현덕(36세·11기·B1) 기광서(36세·11기·A2)가 나란히 탑재해 5연승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를 했는데 1회차 출전에서도 최광성(46세·2기·A2)에게 3연속 입상(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안겨주며 2020 시즌 초반에도 변함없이 좋은 성능을 과시하고 있는 모터이다.
28번 모터는 평균 착순점 5점대 초반으로 성적만 놓고 본다면 평범 그 자체이지만 시즌 초반의 기세가 인상적이다. 1회차에서 정비 능력이 탁월한 심상철(38세·7기·A1)이 탑재하며 3연승을 거둔 이후 2회차 송효석(40세·8기·A2) 3회차 전정환(33세·11기·B1)이 탑재해 총 5회 출전에 우승 2회, 준우승 2회의 성적을 냈다. 심상철 탑승 이후 기력이 한층 좋아졌다는 것을 성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착순점 10위권 안에 있는 29번 모터도 1회차 3연속 입상을 싹쓸이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71번 모터도 벌써 올 시즌 총 9회나 출전에 그 중 5승을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75번 모터는 성적은 중하위권으로 별 볼일 없는 모터지만 3회차에서 심상철이 이 모터로 3연승을 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28번 모터처럼 기력 상승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는 요주의 모터로 주목할만하다.
휴장기가 계속되고 있어 선수들의 몸 상태나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모터의 관리상태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재개장 이후 최상위 랭커의 모터들이 출전하지 않게 된다면 모터의 우열을 가리기가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성적만 놓고 판단하기보다는 훈련 확정 타임이나 소개항주 타임 등을 분석해 모터의 성능을 파악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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