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더팩트 DB.

법원 "생명 침해 용납 안돼"…징역 12년 확정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던 후배를 흉기로 살해한 남성에게 징역 1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양형기준 등에 따라 최장 징역 16년이 선고될 수 있지만 현재 뇌출혈 등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데다, 범행 당시에도 건강이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 남성에게 욕설 등을 하며 시비를 건 피해자의 책임도 일부 인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 경남 양산의 한 후배 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당시 49세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바닥에 넘어져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날 B씨는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다시 (술자리로) 돌아오라"고 말했지만 A씨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새벽 B씨는 A씨 집으로 찾아가 "왜 전화도 안받고 혼자 집으로 돌아갔느냐"며 욕설을 하며 따져 물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다만 전자발찌를 부착해 달라는 검찰의 청구는 기각했다.

1심 법원은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존귀한 가치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쓰러진 후 바로 119에 신고했고,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뇌경색 발병 등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2심도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에게 범죄전력이 많지만 모두 2009년 이전의 것으로 상당히 오래됐고, 말기 단계의 간경화 등 심각한 질병들을 앓고 있는 만큼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B씨가 집으로 찾아왔을 당시 피고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응급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며 "이런 피고에게 B씨가 시비를 건 것이 발단이 돼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해자에게도 다소 책임이 있다"고 덧붙엿다.

대법원도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였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은 "피고인은 1심 판결에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 주장했다"며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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